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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Nov 17. 2018

꽃은 그냥피는게 아니다

꽂송이는 땀송이

오랜만에 일이 있어 시골집을 갔습니다. 무더운 여름 너무 더워 한번도 가지를 못했습니다. 집은 잘 있는지 걱정은 됐지만 그건 생각뿐이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처럼 몸과 마음은 따로였습니다.


익숙한 길을 따라 차를 타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폐가에 들어선 느낌이였습니다. 티비에서나 보는 시골 빈집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풀들이 집을 덮고 그리고 이내 풀썩 주저 앉아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이 풀들이 가득한 곳.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곧 그 모습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한 순간일 것 같습니다.


예전에 키만큼 자란 풀을 깨끗하게 정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깨끗해진 마당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새 풀들이 집안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풀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올라왔고, 담장 너머의 풀들도 담벼락을 넘고, 키 큰 나무를 칭칭감고 타고 올라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집안의 나무들은 풀들에게 둘러싸여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어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늘 깨끗하게 정리된 마당과 화단만 보았습니다.

나무들은 제가 자라고 싶은 만큼 자랐고, 열매와 꽃을 마음껏 피웠습니다. 나무들 사이사이로 예쁜 꽃들이 자랐고, 가끔은 예전에 없던 꽃들도 피어 있었습니다.

나는 그런 예쁜 모습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꽃들은 풀인지 아닌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나무들은 힘겹게 서 있었습니다.


꽃은 그냥 피는게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이 땀흘러 가꾼 뒤에 만나는 예쁜 꽃들이였습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피어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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