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Jun 17. 2020

충북 영동 반야사 둘레길

직접 걸어야만 얻어지는 것들

영동 반야사 앞을 흐르는 구수천을 따라 상주까지 가는 길을 걸었습니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을 것 같은 길이며 함께여도 시끄럽지 않을 것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어렵고 힘들지 않을 것이라 여겼으나 직접 걸어야만 비로소 얻어지는 것들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길을 걸어볼까요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구불구불한 길.

길을 걸어볼까요 아름다운 양보가 필요한 길.

길을 걸어볼까요 반야의 마음으로 걷는 길

길을 걸어볼까요 살며시 부는 바람이 고마운 길.

길을 걸어 볼까요 물과 돌이 바람과 햇빛을 만나 만든  길.

길을 걸어볼까요 자주자주 멈추고 싶은 길.

길에서 만났어요. 절벽을 병풍삼아 돗자리를 깔고 밥을 먹는 사이좋은 사람들.

길에서 만났어요. 갈길을 잃은 밤나무 밭에서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준 아저씨.

길에서 만났어요. 구수천에서 다슬기를 찾고 있는 아주머니.

길에서 만났어요. 친절하게 나무젓가락을 빌려준 낚시하러 온 연인들.


길을 걸었어요. 굽이굽이 도는 구수천 여울에 놓인 많은 다리들.

길을 걸었어요. 반야사 호랑이 발 아래.

길을 걸었어요. 이름을 알고 나면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오싹한 바람처럼 느껴지는 저승골.

길을 걸었어요. 끝내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못하고 고려를 위해 몸을 던진 전설이 있는 임천석대.

길을 걸었어요.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에도 살아남은 유서깊은 옥동서원.

시계방향으로 저승골 임천석대 옥동서원


잠시 멈췄어요. 바람 소리와 물 소리가 만나는 징검다리 위.

잠시 멈췄어요. 밥을 먹은 구수천 가의 정자나무 아래.

잠시 멈췄어요. 걸으면서 놓칠 수 있는 작은 그 무언가를 위해 길 중간.

오른쪽 나무 김연아 나무라고 내가 부름


* 반야사 둘레길은 영동 월류봉에서 시작해서 상주 옥동서원까지 연결됩니다. 반야사는 그 중간에 있어서 오른쪽으로 가면 상주, 왼쪽으로 가면 월류봉으로 연결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남 달마산 달마고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