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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Jan 30. 2016

가족을 만나다

  아버지의 생신이라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습니다.  

올해 고3을 맡아서 주말에도 시간이 거의 되지 않아 작년보다 더 고향을 가질 못했는데, 이번에 아버지 생신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감기 걸린 아들을 데리고 아내와 번갈아 운전하면서 고향을 갔습니다.  부모님이 계신 집에 가기 전에 누나 집에 들러 누나 집에 있는 애기용품 중에 필요한 몇가지를 챙기고 부모님 집으로 갔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시골 풍경은 많이 사라졌지만 집 앞 마당의 나무들과 대문 앞 나무를 키우는 논, 그리고 높다랗게 솟아 오른 울창한 숲이 있는 산 아래의 우리 집은 여전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12명의 가족의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온 가족들이 모여 고기를 먹는 것을 즐기며 손자, 손녀들을 먹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온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이기 위해 하루 종일 움직이셨고, 식사가 시작되는 순간에도 여전히 부엌을 오가며 음식을 나르고 필요한 것들을 예전처럼 움직여셨습니다.   


  누나는 어머니를 도와 부엌 일을 하고 사랑스런 아들과 나란히 앉아 밥을 먹이는 아줌마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매형은 아버지와 함께 술을 대적해주는 우리 집 유일한 사람으로 참 술을 좋아하고 잘 마셔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조카는 장난감 조립을 좋아하고 우리 아들이 자기 물건을 만지고 부수는 것을 지극히도 싫어하는 아이입니다.  아직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한 아이입니다.   


  형은 집에서 고기를 먹으면 으레 고기를 굽는 일을 전담하였고 이번에도 역시 형은 고기 담당입니다.

이제 형도 초등학생이 된 두 딸의 아버지가 되었고,나이가 벌써 40이 되었습니다.

형수는 나보다 2살 어린 나이로 일찍 우리 집으로 시집와서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어머니를 대신해 모든 일들을 담당할만큼의 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에 늦둥이를 가졌습니다.  이제 두 딸을 다키우고 좀 편히 사나 싶었는데 다시 애기와의 길고 힘든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형수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졌으면 합니다.

큰 조카는 초등학생 4학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삼촌 업어주세요'라고 하던 애가 이제는 쑥 커 버렸습니다.  예전에는 뽀뽀하고 안아보고 했는데 이제는 조카의 의사를 물어봐야 할만큼 컸습니다.

작은 조카는 여전히 깍쟁이고 티비보는데 여념이 없고 밥은 여전히 잘 먹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삼촌과 이야기도 잘하고 다정하게 다가 오기도 합니다.   


  나도 애기와 아내를 둔 가장이 되어 이곳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온가족이 이렇게 둘러앉아 아버지의 생신 축하 노래와 케익을 자르고 회식을 하고 이야기 하는 이 시간들이 꿈만 같고, 이런 것을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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