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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Oct 31. 2015

가을 소풍을 떠나다 - 네 번째 이야기

영주 무섬마을

경상북도 발길 닿는 그 어느 곳인들 양반의 숨결이 살아 숨 쉬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경북은 양반의 고장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번에 발길을 정한 곳은 영주의 무섬마을입니다. 그동안 눈여겨 본 영주의 또 다른 보물입니다. 무섬마을 역시 양반의 고장인데, 마을이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곳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와 같은 모양입니다.
 영주는 불교와 유교가 만나는 곳입니다. 그동안 부석사와 소수서원만이 세상에 알려져 있고 저 또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우연찮게 이곳을 알게 되었고 이번에 이곳을 오게 되었습니다. 낡은 다리를 하나 지나자 마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성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이 빙 둘러쳐 있고 그 안으로 닭이 계란은 품은 듯 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검은 집들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 말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마을 정비로 인해 어지러워 보였지만, 마을 속에 사는 사람들의 냄새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반의 마을이 양반 가옥이 사람이 떠나면서 온기를 잃고 무너져 가고 있지만 이곳은 오히려 사람의 냄새를 풍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초가지붕 아래 빨래와, 초가지붕으로 된 화장실 안의 수세식 변기 등은 이곳 사람들이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 삶을 영위해 가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골목 안으로 꽤 고풍스러운 집들이 보이고, 까치구멍 집이라는 독특한 집도 보았습니다.
 아마도 마을 정비가 끝나고 마을의 역사유적관이 완성되는 다음의 가을날 다시 이곳에 와서 걷기를 바라며 소풍이 끝났습니다.
                          - 2008년 10월의 어느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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