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내려 앉은 마을 지우펀
하루 일정을 바삐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목적지를 향하는 길을 더디기만 했습니다. 약속한 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이 이제 어둠 속에 타이완은 완전히 몸을 숨겼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얼른 지우펀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아저씨는 우리가 민박집 아저씨랑 약속한 시간이 늦었음을 아시는지 아님 낯선 이방인 들에게 멋진 지우펀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지만 구비구비 산길을 따라 지우펀으로 향하는 버스는 춤을 추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순간 버스 안의 모든 불빛은 꺼지고 붉그스레한 불빛만이 듬성듬성 남겨두었습니다. 순간 약간의 의아함을 내색함과 거의 동시에 우리 눈앞으로 하나의 동네가 나타났습니다. 직감으로 하늘 아래 별이 쌍인 동네 지우펀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산 능선을 따라 하늘로 기다랗게 뻗은 동네는 마치 하늘에서 흘러내린 별들이 산을 덮으면서 흘러내려 바다를 만나는 것 같았습니다.
좁다란 길을 따라 양쪽으로 수많은 가게들이 홍등 아래 줄을 이었습니다. 각양 각색의 다양한 가게들이 자기만의 뽐새를 내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해를 담아놓은 듯한 홍등 아래 지우펀의 밤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가득하였습니다. 내리는 비는 지우펀의 밤거리를 더욱 멋지게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비를 맞으며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면서 약간의 지우펀의 향기를 느끼면서 민박집을 찾아 갔습니다. 산허리를 돌아 바다를 넘나드는 끝자락에 어느 한 노신사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3층 집의 오래된 건물에 금석객잔으로 새겨진 건물이 우리가 잠을 청할 장소였습니다. 1층은 작업장 겸 숙소로도 이용되는 곳이고, 2층은 좁다란 나무로 된 거실로 되어 있었고 한쪽으로 방 2개가 나란히 있고 반대쪽으로 다실과 앉을 수 있는 거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3층은 방 2개가 바다를 바라보게 ㄱ자로 되어 있었고 그 앞으로 넓은 테라스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우선 따뜻한 차 한잔과 컵라면을 대접받았습니다. 차를 먹어보는 순간 어디서 많이 느껴 본 자극적인 맛, 그것은 대학원 시절에 연구소에서 맛보던 것이었습니다. 이름을 몰라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고산차'라는 것을 이번에야 알았고 한국으로 귀국할 때 하나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밥을 먹고 주인아저씨께서 만들어 주신 돌공예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비가 그치자 우리는 지우펀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지우펀의 많은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홍등도 불이 꺼졌습니다. 그러나 비정성시의 촬영 장소인 계단 골목에는 아직 가게들이 문을 연 곳이 듬성듬성 있었고, 홍등도 기다랗게 뻗어 있었습니다. 우린 그곳을 걷는 끝자락에 온에어 간판을 보았습니다. 온에어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약간은 쌀쌀한 지우펀의 밤거리를 걷다가 숙소로 와서 잠을 청했습니다. 1층 작업실에 딸린 작은 방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넘다 들고, 나무 바닥 아래로 차가운 기운이 올라와 우리를 밤새 괴롭혔습니다.
다음날 서둘러 귀국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지우펀의 길을 나섰는데, 지우펀의 아침도 또한 볼만 했습니다. 우린 어제저녁 지우펀의 다양한 가게들을 만나보지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지우펀을 떠났습니다. 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