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숙소에 짐을 대충 풀어놓고 첫 번째 여행지 '고궁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첫날이라 그냥 택시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고궁박물관은 타이베이 시내에서 꽤 떨어진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고궁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데, 장제스가 중국 공산당에게 패해서 대만으로 올 때 제일 먼저 문화재를 보냈다고 할 정도로 애지중지하던 것이고 대만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인 곳입니다. 이런 고궁박물관의 첫인상은 기대와는 달리 겉보기에는 그리 크거나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수수하거나 지붕 색깔이 나에게는 촌스러워 보였습니다.
우선 우리는 문화재 안내 라디오를 하나씩 대여하여 자유롭게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조용히 박물관을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을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버려야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박물관이 시장통처럼 변해있었습니다. 대부분 한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었는데, 이들은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분한 관람은 포기하고 또하나 박물관에 대한 조예가 그리 깊지 못하여 한국인 관광객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관람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자유롭게 관람을 했습니다.
이 박물관은 송나라 초기 유물들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와서 직접 보니 청나라 강희, 옹정, 건륭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외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저에게 비치는 이미지는 그랬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비친 이유 중에 또하나는 박물관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안내책자를 따라 관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실을 놓쳐버린 것 같은 느낌도 많이 작용했습니다.
서둘러 봤음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이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 갔습니다. 벤치에서 잠깐 쉬고 있다가 밖으로 나와 박물관 옆의 '지선원'을 산책하고 '스린야시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박물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학생들에게 길을 물어보았으나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나 대만이나 외국어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웃었습니다.
아무튼 박물관에서 스린야시장으로 가는 차가 없다는 것은 확실했습니다. 우린 무작정 걷기도 하고 버스를 기다리기도 하다가 결국 택시에 나누어 타고 스린 야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