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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Feb 16. 2017

졸업식-두번째 옛 이야기

꿈을 꾸다

그동안 졸업식 준비와 이제는 이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들 환송회로 바빴던 몸을 뉘였다. 술이 잔뜩되어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화장실에서 음식물을 토해냈다. 위액까지 샅샅이 토해내고 그대로 쓰러졌다.잔뜩 부풀어 올랐던 풍선에서 바람이 쉬이 빠져 쪼글쪼글해져버린 모습인양 손가락 발가락 하나 꼼짝 못하는 것처럼....
 

그런데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에서는 내가 졸업식 아침에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계단에 있었다.
나는 씩씩한 모습으로 큰소리 치면서 다가갔는데, 학생들이 두 줄로 복도에 나와 있었고 학생들이 울고 있었다. 덩달아 나도 울음보가 떠지기 일보직전이었다. 한바퀴 휙~~돌고 학생들에게 해줄 것을 다 해주고 돌아서는데 울음보가 터져 부끄러움도 없이 대놓고 흐느끼고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었다.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 놓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내 욕심을 챙기기 보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먼저 배려해야 했다. 학생들의 눈을 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눈길을 휙휙거리며 부모님과 같이 밥 맛있게 먹어라는 참 멋대가리 없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참 바보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꼭꼭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서야 후회하니 말이다.


아직도 누군가를 떠나보내는데는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이별의 방법이 너무도 서툴다.       


200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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