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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Jan 23. 2016

나의 꿈과 아이들의 꿈

  교사의 꿈과 아이들의 꿈이 만나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곳입니다. 서로 다른 두개의 시선이 서로 다른 꿈을 품으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곳이 학교라는 곳입니다. 그러나 교사의 꿈과 아이들의 꿈이 학교라는 곳에서 서로 짓밟혀 어긋나고 있다면 우린 학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며칠째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봄바람이 불어 그냥 학교가 싫증이 나서 그럴 거야 그러니 주말이 지나면 당연히 학교를 나올 줄 알았습니다. 나의 기대는 주말을 벗어나자마자 여지없이 무너졌고 나는 학생을 찾아갔습니다. 구비구비 산길에는 봄바람이 계곡을 따라 살랑살랑 거리고 있었으며, 계곡 양쪽 산언덕에는 봄꽃이 여기저기 만발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따사로운 햇살이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차를 일부러 아래쪽에 세워놓고 좁은 언덕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언덕을 따라 줄지어진 집들은 산 언덕을 기대 각기 다른 모양으로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기다림... 끝임 없는 기다림이 콘셉트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변의 모습들을 한껏  이야기해주리라 생각했습니다. 학생을 한참이나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비료포대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따스한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에 잠이 쏟아질 지경이었습니다. 기다리면 나의 마음이 전해지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마음이 전해졌고 학생을 만났습니다. 학생은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자 했습니다. 꿈이라는 것을 꿀 수 없는 곳이라 했습니다. 교사의 꿈은 살아있는데, 학생의 꿈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한참을 꿈을 꾸는 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곡의 살랑거리는 바람에 배가 고팠습니다. 학생의 꿈을 되살려야 하는데 배가 고팠습니다. 마음이 고팠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마음을 한 숟갈만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습니다.      2009.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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