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무엇 때문에 심기가 틀어졌는지 현관엔 살짝 긴장감이 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서 집을 나서려고 하던 그때, 아내가 한마디 한다.
“여보..., 여보..., 이게 마지막 보는 것일 수도 있어요.”
“…….”
유치하게도 틀어진 심기를 스스로 정당화하고 버텨보려 하였다, 난.
하지만 영문도 모르는, 틀어진 심기 따위로 더 이상 고집부릴 수 없었다.
아내 쪽으로 슬쩍 얼굴을 돌리고선 개미목소리로 난, 인사를 한다.
왜냐하면, 아내의 말이 맞기 때문이다.
“어……, 다녀 올게.”
내심 부끄럽기도 하나 한편으론 흐뭇함으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아내의 촌철살인 덕분에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편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존경 어린 안도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