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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상스님 Sep 29. 2018

기도란? 수행이란?

누구나 때때로 기도란 걸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기도란?


 기도가 무엇인지? 수행은 무엇인지? 기도와 수행의 의미에 대해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보통 절에 갈 때 ‘기도하러 간다’, ‘수행한다’ 이런 얘기들을 혼용해서 많이 씁니다.


 먼저 기도라는 것은 빌 기(祈), 빌 도(禱) 자를 써서 뭔가를 빈다는 이야기예요. 부처님에게 내 간절한 서원(誓願), 소원, 소망, 발심(發心)한 바, 내가 원하는 바를 부처님에게 빌어서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해 주십시오 하고 부처님의 가피력에 의지해서 비는 것이지요.


 세속적인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것, 이것이 곧 비는 기도의 목적입니다.


수행이란?


 반면에 수행이라는 것은 빌어서 뭔가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수행은 괴로움이 있는 사람들이 하겠지요. 이렇게 말하면, ‘나는 괴롭지 않고 삶이 행복하고 즐거운 데 저는 수행을 안 해도 되나요?’라고 묻곤 합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작은 인생의 괴로움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성제(四聖諦)에서 설명되듯이, 궁극적으로는 사고팔고(四苦八苦)라고 하는 늙고 병들고 죽는 근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늙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고, 지금 죽을병이 찾아오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 내일 죽더라도 나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고 여여(如如)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전혀 수행 할 필요가 없죠. 그 사람은 지금 그대로 부처일 것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착각을 하는 것이, 남들이 옆에서 죽어가는 것, 병들어 가는 것을 다 보면서도 나는 저런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설마 내가 저렇게 죽겠어?’, ‘안쓰러운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영원할 것 같이 느끼는 거죠. 나는 천년만년 계속 살 것처럼 느낍니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어리석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게 우리의 본성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다시 말해서 우리는 이 껍데기, 몸뚱이가 나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을 하는데 사실은 이 몸뚱이는 영원할 수가 없습니다. 몸뚱이를 넘어서는 우리의 근원, 우리의 참된 참나라고 부르는 우리의 본질, 본성은 죽을 수가 없는 것이죠. 참된 성품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을 수가 없어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이렇게 한 번 생기면 반드시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불교에서는 생사법(生死法) 이라고 부릅니다. 생겨나면 반드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전부 다 생사법 아닌 것이 없어요. 그러나 우리의 근원, 불성(佛性), 자성(自性), 본래면목(本來面目), 참나라고 불리는 ‘이 자리’는 생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샐불멸(不生不滅)이라고 합니다. 이 자리는 전혀 나고 죽고 이런 것에 물들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가 내가 영원히 살 것처럼 느끼는 착각이 참성품이 본래 그렇게 영원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곤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쨌든 중요한 점은 우리는 결국은 늙고 병들고 죽을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잠시 행복하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언젠가는 괴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이 괴로움의 문제를 해결하고, 생사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근원적인 중요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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