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이해한다. 그들의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떤 결핍과 두려움, 어떤 욕망이 그들을 그 길로 몰았는지 이제는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해는 나를 그들과 같은 편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해는 내 머리를 열어주었지만, 내 마음을 그들에게 내어준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그들의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가끔 말한다. “네가 그 사람 입장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는 “인간은 선택할 때 자신이 된다”고 말했다. 그들의 선택은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나의 선택은 내가 누구인지 보여준다. 나는 그들과 같은 상황이었어도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그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선택이 내 세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나의 서사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다.
이해한다는 말은 종종 용서로 오해된다. 하지만 이해는 용서가 아니다. 용서는 분노와 원망을 내려놓는 정서적 결단이고,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감각이다. 나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상처받았다. 여전히 그 기억은 나를 흔든다. 나는 단지 그 사건이 절대 악의 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뿐이다. 그 깨달음은 분노를 없애지는 않았지만, 그 분노에 내가 잡아먹히지 않도록 해주었다.
이해는 나를 더 자유롭게 했다. 나는 이제 그들의 행동이 만든 결과를 나 자신에게만 돌리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었고, 나는 그 선택의 피해자일 뿐이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서 우리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의 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 공간을 지키고, 내 악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치유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다. 치유란 내가 과거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믿게 되는 과정이다. 나는 이제 이해하면서도 경계를 지킨다. 이해하면서도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과 같지 않은 나의 길을 선택한다.
#생각번호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