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조차 구조 안에서 완성되었다
리오넬 메시. 그의 전성기를 떠올리면, 우리는 단순히 “잘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는 한 경기 안에서 빌드업과 전환, 탈압박과 드리블, 득점과 어시스트, 심지어 수비 전환의 첫 번째 압박까지.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내는 선수였다. 일부 선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일부는 ‘전술적인 임무’를 소화한다면, 메시는 거의 유일하게 그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선수였다. 때로는 ‘전술을 초월한 존재’라는 평가도 과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 구조나 시스템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걸까? 분명 메시의 재능은 그 자체로도 독보적이었다. 그는 상대 수비를 혼자 무력화시키고, 어떤 전술도 그를 완전히 제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메시의 최전성기는 단순히 개인 능력에만 기대었던 시절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과 만났을 때였다.
2009–2012 바르셀로나 (감독: 펩 과르디올라)
메시가 '가짜 9번(False 9)'으로 배치되며 중원과 전방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그 움직임을 중심으로 이니에스타, 사비, 알베스, 페드로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구조가 완성됐다.
2014–2016 바르셀로나 (감독: 루이스 엔리케)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가 수평적으로 배치되며, 메시의 시야와 패스 능력이 득점 지원으로 이어졌다. 전방에서 수비를 분담해주던 두 선수의 헌신도 돋보였다.
2021–2022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리오넬 스칼로니)
메시를 중심으로 단단한 2선 압박과 수비 구조를 세우고, 공을 소유했을 때는 메시에게 '결정권'을 몰아주는 전략. 이 구조 속에서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라는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메시는 항상 뛰어났지만, 그가 '역사적 순간'을 만든 시기에는 반드시 뛰어난 전술 시스템이 있었다.
이는 메시가 시스템 없이도 잘했던 선수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그처럼 압도적인 개인조차도,
팀의 구조와 시스템 안에서 더욱 위대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었기에
구조가 허술할 때도 팀을 일정 수준까지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메시라는 존재가 **‘축구 역사상 유일한 선수’**가 되었던 순간은
항상 그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팀이 정렬되었을 때였다.
그래서 메시를 두고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는 감독이 필요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를 가장 잘 활용한 지도자는 전술을 제거한 이들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중심으로 정밀하게 시스템을 설계한 이들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루이스 엔리케, 리오넬 스칼로니. 그들은 메시에게 자유를 주되, 그 자유가 효율로 이어질 수 있도록 팀 전체의 동선을 설계했다. 다시 말해, 감독이 필요 없었던 것이 아니라,그를 중심으로 한 구조가 가장 섬세하게 필요했던 선수였다고 봐야 한다.
메시는 전례 없는 선수다. 그의 개인 역량은 시스템 없이도 충분히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구조 안에서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더 자주 승리했다. 결국 이것은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감독놀음의 시대”는, 심지어 메시조차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그를 통해, 구조의 중요성은 더 분명해진다.”
오늘날 우리는 재능보다 구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그 구조는 ‘재능을 억제하는 틀’이 아니라, ‘재능을 역사로 바꾸는 설계도’라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메시는, 그 증거였다.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