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다 강한 건, 유기적 조직이었다
이번 클럽월드컵 4강전.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PSG)의 만남은 단순한 경기 이상이었다. 음바페 더비라 불릴 만큼 상징적인 대결이었다. 한 팀은 음바페를 얻었고, 다른 팀은 음바페를 잃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장면을 마주했다. PSG가 레알 마드리드를 4대 0으로 완파한 것이다. 그것도, 전성기 멤버 없이. 네이마르, 메시도 없고, 그 마지막 퍼즐이던 음바페조차 떠난 뒤였다.
PSG는 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갈망했다. 수십억 유로를 쏟아붓고,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을 사들였다. 네이마르, 메시, 음바페. 모두를 가졌지만, 유럽 정상은 끝내 오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마지막 희망 같았던 음바페까지 팀을 떠났다. 그것도 FA로. PSG는 단 1유로도 받지 못한 채, 상징적 슈퍼스타를 잃었다. 그런데, 그 직후 PSG는 트레블을 달성했고, 유럽 챔피언이 되었고, 세계 무대에서도 레알을 압도했다. 그토록 갈망하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음바페가 떠난 뒤에야 찾아왔다.
지금의 PSG에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S급 스타가 없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수비수가 공격까지 전개하고 공격수가 수비에 헌신하며 미드필더는 언제든 윙처럼 뛰어든다. 누가 어떤 포지션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고정 위치를 지키는 대신, 공간과 상황에 반응해 움직인다. 축구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처럼 보인다.
PSG는 이제 개별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빈자리를 나머지 모두가 채운다. 측면 공간이 비면 반대쪽에서 반드시 누군가가 뛰어든다. 그게 윙어든, 풀백이든, 수비수든 상관없다. 포지션이 아니라 상황이 플레이를 결정한다. 이 시스템 안에서는 누구도 절대적이지 않다. 모두가 절대적으로 중요할 뿐이다.
이건 단지 스포츠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직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축구가 보여준 것이다.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유능하고 헌신적인 인재, 고정된 역할보다 유연한 책임과 자율성, 권위보다 상황에 반응하는 민감한 조직감각. 음바페 없는 PSG는 그 모든 요소를 갖췄다. 그리고 그것이 S급 스타들로 채워진 팀보다 강했다.
음바페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그의 이탈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진짜 ‘강한 팀’은 어떤 팀인가? 스타가 이끄는 팀인가,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팀인가. 그리고 그 해답은 PSG가 보여줬다. 슈퍼스타가 사라진 자리에, 팀은 더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더 많은 선수가 빛났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뎀벨레였다. 한때 ‘잠재력만 뛰어난 선수’라 평가받던 그는, 이제는 가장 발롱도르에 가까운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PSG의 팀 시스템 속에서, 그는 단순한 재능이 아닌 ‘결정적 존재’가 되었다. 팀이 강해지면, 개인도 강해진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 할 때보다, 함께할 때 진짜 빛나는 것이다. PSG는 그 진리를, 그라운드 위에서 입증했다.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