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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즈 Nov 13. 2020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고 느낀 쌍둥이 육아팁

다자녀 육아꿀팁


(이 글은 제주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 이란성 쌍둥이와 큰 딸의 실제 기록이며 나의 육아 일기이다)


 작년 12월 첫째 주를 마지막 출근으로부터 나는 육아휴직, 유급휴직, 무급휴직을 거쳐 지금까지 회사에 나가지 않고도 거의 1년 동안 어느 정도 먹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물론 올 한해 쌍둥이가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부터 나라로부터 많은 혜택을 본 덕택도 크다.

 잘 알아보면 나라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많아서 신청만 하면 혜택을 보는 제도들이 많아 지금까지 쏠쏠한 혜택을 보고 있다. 

 

 현재 우리 집은 다자녀 가정이다.

 5살이 된 큰 딸과, 올해 태어난 남자 쌍둥이 이렇게 삼 남매를 키우고 있다.

 다자녀 가정이라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아직까지 내가 경험하고 느끼기에는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하나하나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점들이 아직까지는 많지만, 그건 어차피 계속 더 확대 유지하면 되니까 언급하는 것은 넘어가기로 하고, 어려운 점과 미리 준비해야 할 육아팁에 대해서 말하자면 다음으로 몇 가지가 있다.

 비록 아직 생후 9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티를 벗은 아기라 할지라도 나와 아내는 벌써부터 쌍둥이 육아의 어려움과 현실적 고민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생각을 하던 중에 지난주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에서 딸 이란성 쌍둥이의 내용을 보면서 나와 아내는 모든 쌍둥이 부모들이 그런 것처럼 두 아이 모두에게 전적으로 100%의 사랑과 관심을 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과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이 합쳐져 프로그램을 보면서 스르르 눈물을 흘리며 격한 공감을 하였다.

 

 그래서 이 공간에 거의 1년 동안 집에서 아내와 함께 전적으로 현실 육아에 뛰어든 육아 대디로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쌍둥이 육아팁과 현실적 고민에 대해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나중에라도 쌍둥이들이 커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아빠와 엄마가 50:50의 사랑을 준 것이 아니라 100:100의 사랑을 주려고 했으나 그렇게 할 수 없었던 현실적 고민에 대해서 그래도 준비하고 노력했구나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1. 날짜를 정해 순서의 우위를 정해주자

 쌍둥이 혹은 다둥이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서로의 순서를 정해주는 것이다.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도 오은영 박사님이 쌍둥이가 서로 순서 때문에 싸우는 경우에는 달력에 홀짝으로 서로의 순서를 정해놓고 모든 것을 공평하게 해주라는 조언을 해 주셨는데, 이미 5살이 된 큰 딸을 보고서 정말 순서를 정해주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4살 정도만 되어도 자기표현이 강해지고 소유욕과 무엇이든지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행동이 나타났는데, 쌍둥이들은 이러한 문제 때문에 훨씬 더 많은 갈등 상황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밤에 아이들을 재울 때, 큰 딸은 항상 내게 다가와 자기에게 먼저 책을 읽어주고 재워달라고 무조건 떼를 쓴다. 자신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관심과 욕심이 그대로 아이들에게는 나타는 것인데, 나중에 쌍둥이들도 큰 딸과 같은 나이가 되면 이러지 않으란 법이 어디 있겠나?

 

 아마도 훨씬 더 빨리 부모에게 달려들어 서로 먼저 안아주고, 놀아주고, 재워달라고 할 것이 뻔하다.

 지금도 집에서 열심히 거실을 활보하며 놀다가 지쳐서 안아 달라고 내게 다가올 때 서로 먼저 안기겠다고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얼마나 울어대는지.... 앞으로의 현실이 더 걱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어떤 일에든지 날짜를 정해 서로의 우선 순서를 정해주는 훈련을 어릴 때부터 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 절대 서로 비교하지 말자

 쌍둥이 부모들, 혹은 다둥이 엄마 아빠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바로 서로를 비교하는 것이다.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외모적인 부분도 멀리서 가끔 한 번씩 볼 때야 똑같아 보이지 막상 매일매일 보다 보면 분명 차이점을 발견할 것이다.거기다 이 세상에 완전히 똑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쌍둥이라고 해서 완전히 똑같은 성격을 가질 수도 없는 법인데, 되려 부모들은 쌍둥이를 똑같은 잣대로만 바라보면서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우리 집처럼 이란성 쌍둥이인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외모도 완전히 다르지만 성향과 성격, 그리고 습관과 성장 발육 속도까지 똑같은 게 하나도 없을 정도다.

 작은 녀석이 태어날 때부터 몸무게도 300g이나 더 많은 상태로 태어나서 그런지 큰 녀석보다 발육이 빨랐다.

이빨도 먼저 나고, 무엇인가를 잡고 일어서는 것도 빨랐다. 그래서 큰 녀석이 발육이 느린 것이 아닌가 항상 비교해가며 걱정을 하곤 했는데, 이것도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비슷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조금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누가 먼저 걷고, 누가 먼저 이빨이 나고, 누가 먼저 밤에 통잠을 잤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성장 속도가 있을 뿐 절대로 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장의 속도에 따라 서로를 비교할 것이 아니라 성장의 유무에 초점을 맞추어 각자의 색깔과 외모와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쌍둥이는 자라면서 은연중에 부모의 비교하는 시각으로 인해 서로 안에 경쟁심과 뭔가 뒤처졌

다는 자괴감을 느끼면서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3. 모든 것을 공평하게 주자

 쌍둥이를 키우게 되면 모든 것이 다 2개이다.

 옷도 똑같은 것 2벌, 젖병도 2배, 기저귀도 2배, 장난감도 2개, 빨대컵도 2개 등등 이런 식으로 항상 2개씩을 사게 된다. 물론 유모차는 쌍둥이 전용이라 하나이긴 하지만 이것도 조금만 더 크면 각자 하나씩 따로 쓰는 것도 더 편할 것이다.



 어쨌든 쌍둥이 아들에는 모든 것이 공평해야 한다.

 설령 두 아이가 자라면서 둘 중에 한 아이에게 더 마음이 갈 수도 있다.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아이가 있는 것이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서 편애하거나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고 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이 더 크든 적든 간에 모든 것은 항상 똑같이 동일하게 주어야 한다.

 설령 그렇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항상 말과 표정으로써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큰 딸을 먼저 키워보니 아이가 말을 알아듣고, 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나이가 되면 육아에 있어서 설명과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이건 맞고, 저건 틀렸다는 식으로 대하기보다는 간단명료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상황과 이유를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쌍둥이라면 그러한 설명과 이유를 분명히 말해줄 필요가 있다.

 "너희들을 똑같이 사랑하지만 공평하게 반반씩, 혹은 하나씩 가질 수 있는 거야."



4.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되 규칙과 순서와 시간을 가르치자

 나는 큰 딸아이를 키우면서 작년부터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은 두 돌이 지나면서부터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게 되고, 세 돌이 되면 거의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되는데 나는 항상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먼저 딸에게 물어본다.

 특히나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려고 옷을 고를 때도 그냥 무작정 옷장을 가리키면서 어떤 거 입고 싶어라고 하면 쉽게 대답할 수도 없을뿐더러 꼭 자기가 좋아하는 옷만 매일 입고 가기 때문에 2~3가지 옷을 미리 골라놓고 그중에서 고르게 한다.

 그러면 확실히 선택의 시간도 줄고, 또 아이가 자신의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떼를 쓰거나 후회가 없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을 때는 옷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먹는 것과 노는 것, 그리고 육아의 여러 방면에서 고집부리는 아이와 대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쌍둥이들에게도 동일하게 무엇인가를 선택하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물어보고 최소한 2가지에서 3가지 정도의 물건이나 의견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선택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자 책임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신이 선택한 일과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리고 분명한 순서를 정해주는 것이 서로 갈등 상황이나 다툼을 피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조건부의 의견 제시가 아니라 병렬적인 의견 제시가 좋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너 밥 다 먹으면, 주스를 줄 거야."보다는 "우리 밥을 다 먹고, 주스는 먹을까?"

라고 순서를 정해 병렬적 구조로 물어보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자연스럽고 받아들이기 쉬운 의견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분명히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동일하고,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단호히 말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생이 귀엽다고 지나치게 흔들거나 때리면 이렇게 말해준다.

 "그렇게 하면 동생이 다칠 수 있으니 그건 안되는 거야!"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표정으로 정확하게 몇 번이고 계속 똑같은 상황이 오면 말을 해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보면 어느샌가 그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또, 단적인 예로 우리 집에서는 TV 보는 시간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큰 딸아이가 너무 어려서부터 TV와 만화를 무분별하게 보다 보니(물론 아이 키우다 보면 잠깐의 자유시간을 가지기 위해 부모가 아이에게 TV를 켜주거나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그 마음 백번 공감한다) 나중에는 TV 안 보여준다고 얼마나 떼를 쓰며 울던지 그걸 달래느라 몇 날 며칠간 진땀을 뺐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육아에 대해 공부하면서 정확한 시간과 규칙, 분명한 선을 정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이고 안정적인 정서와 감정을 형성한다는 말을 듣고 TV 시청하는 시간을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정해주었다.


"어린이집 가는 날은 TV 못 보는 날,

 어린이집 안 가는 날은 TV 오전에만 보는 날!"


 우리 집에서는 어린이집에 가는 평일에는 절대로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울고불고 난리 치며 떼를 썼지만 그래도 꿋꿋이 참고 견뎌내야 한다. 대신에 부모가 힘이 좀 들긴 하지만 어린이집 하원을 하고 나면 TV를 보여주는 대신에 아이와 힘을 다해 놀아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지만 이것도 맨날 하다 보니 이제는 큰 딸이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TV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러고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어린이집 갔다 온 날이니까 TV는 안돼! 그치 아빠?"


 즉, TV 보는 것보다 엄마, 아빠랑 노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느껴지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미디어를 찾지 않게 된다.

 그리나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 오전에는 약속한대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은 뭐든 다 보여준다. 유튜브건, 만화건 뭐든 그날만큼은 자유 시간인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당연히 우리 집에서는 TV를 거의 잘 안 보게 되었다. 평일에는 가끔 뉴스 정도나 금요일에 하는 금쪽같은 내새끼 같은 육아 프로그램이나 주말 간에 예능 몇 개 정도?


 중요한 것은 부모가 TV를 많이 시청하고 항상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TV 보지 말라 스마트폰 하지 말아라고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육아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토대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지 그저 말로만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5. 자신의 소유 개념을 먼저 가르치자

 한 번은 딸아이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던 경찰차 장난감을 쌍둥이 작은 녀석이 뺐어 간 적이 있었다.

그러자 딸아이가 내게 와서는 동생이 장난감을 뺐어 갔다면서 울먹이며 말했는데, 이때 나는 그냥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동생이 좀 가지고 놀 수도 있지. 넌 누나니까 동생한테 양보해 줘."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알고 보니 아주 잘못된 대답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장난감은 분명히 처음부터 큰 딸아이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많이 커서 그런지 그 경찰차 장난감을 잘 가지고 놀지 않아서 쌍둥이 동생이 가지고 놀았던 것이지 그 장난감이 쌍둥이 동생의 소유는 아니었던 것이다.

단지 너는 누나니까 혹은 형, 오빠니까 동생한테 무조건 양보해 주라는 식의 말이었던 것이다.

 물론 동생에게 양보해 줄 수도 있지만 그전에 먼저 그것이 자신의 소유임을 분명히 알려주고 잠깐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해주었어야 했다.


 그래서 나중에 똑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이 장난감은 원래 쏠이꺼였다 그치? 그런데 동생이 잠깐 가지고 놀고 싶어 하니까 빌려줄까? 나중에 동생이 다 놀고 나면 아빠가 돌려줄게!"

 

 그래서 생각해낸 또 하나의 방법이 자신의 물건에는 이름을 쓰거나 스티커를 붙이거나 혹은 이렇게 이름 도장을 하나 파서 자신의 물건에 대한 분명한 소유 개념을 가르쳐 준 것이다.


 쌍둥이에게도 나는 이렇게 가르칠 생각이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각자의 이름을 쓰게 하고 또 다른 사람의 물건을 쓸 때는 빌려 간다고 말하고 쓰게끔, 혹은 이름이 없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물건인 경우에는 순서를 정해 쓰게 할 것이다.

 그러면 분명 덜 싸우게 되고, 덜 떼쓰게 되고, 덜 소리 지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규칙과 육아팁을 다 지킨다 하더라고 쌍둥이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을 나와 아내는 매일처럼 느끼고 있다.


 이론과 현실의 폭을 줄이는 것은 부모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수고, 그리고 헌신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은 일이다.

 

 나는 이 새벽에 또다시 하루를 시작하며 이 원칙과 개념을 가슴에 품고 육아의 현장 속으로 다시 뛰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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