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무게라는 것이 있을까?"
그는 칠흑같이 어두운 깊은 바다 색깔처럼 변해버린 사막의 오아시스 호숫가의 초저녁 하늘을 지긋이 바라보며 내게 물었다. 별이 밝고 영롱하게 총총 떠오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끼고 잠이 몰려온 나에게 그가 그 어떤 대답을 들으려고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에게 그저 말을 건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했다. 그는 분명 그 질문을 던지고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에 익숙한 행복감을 느낀 것이 분명하다. 나는 그의 오랜 친구이기에 그것을 감지 할 수 있었다.
그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거나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단지 내게 묻고 자신이 대답할 뿐이었다. 늘 그랬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야. 영혼에도 분명 무게가 있을꺼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육체 외에 모든 비물질적인 것들은 형태도 질량도 색깔도 없을꺼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은 달라. 영혼은 육체라는 물질적인 것의 상위에 속하는 존재이기에 물질계와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이 아니라, 그 이전의 차원을 포함한 더 구체적이고 활발하며 energetic한 것이 틀림없어. 그래서 영혼은 육체를 초월超越한 개념인 것이지. 하위는 상위를 품을 수 없지만 상위는 하위를 품을 수 있는 법이지. 영혼의 무게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견실하며 빛을 뿜어 내는 무거움일꺼야."
나는 그가 하는 말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언제나 그와 대화하는 것이 좋았다. 대화의 내용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사람이다.
나는 벌써 수 년도 더 전에 느꼈던 이 사실을 이제야 다시 깨닫는다.
그 사람의 말의 내용보다 그 사람이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