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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즈 Jan 29. 2022

성 프란체스코와 조르바 신부의 한 구절

 성 프란체스코(이 이름을 따 미 서부의 샌프란시스코가 탄생했다)는 눈이 와 먹을 것이 없는 새들을 위해 언제나 좁쌀과 콩을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작은 나무 아래에서 휘파람을 불며 새들에게 그것들을 나누어 주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성 프란체스코>의 한 마디,


모든 생명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도에도프스키의 <카르마조프 씨네 세 형제들>에 등장하는 조르바 신부의 한 마디,


빛 하나, 낙엽 하나, 나는 참새 한 마리까지 사랑하라.


 이 두 구절이 전부 가슴 깊이 와닿는 날이다.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사랑받아 마땅하며 그럴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사막의 교부들, 그들을 다시 만나보아야겠다. 맑고 향기 나는 정신은 메마르고, 거칠고, 어두운 곳에서 비로소 눈을 뜨기 때문이다. 사막의 교부들은 생명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오히려 더 깊은 생명을 잉태해 내었고, 영원한 죽음이 없는 영생을 얻었던 것이다.


 만약 주변이 너무나 풍요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 내면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다. 따라서 생명이 없는 것에서 살되 생명을 품고 살아야 할 것이다. 죽임이 임박한 곳에 생명이 떠받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매일의 삶을 저울질해 보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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