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중 마지막이 된 나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축하한다는 말대신 "너무 많은 환상을 갖지 마, 그러면 상처받을지도 몰라" 라고 말하던 어떤 친구의 말에 참 서운했다. 결국 "밤중에 친구랑 치맥에 영화 보고 노는거 아니야?"라며 애써 서운함을 숨긴 채 웃으며 쏘아붙인 나.
행복을 끌어내리려는 말인가, 어쩌자는 조언인가 싶어 두고두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하며 종종 떠오르는 그때의 말.
그리고 친구의 표정. 이제는 안다.
그때 그 말이 나에게 감정 섞인 저격의 말도, 조언도 아니라는걸.
아마도 그녀 스스로의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결심 같은 그런 말이었을 거란 걸 이제는 안다.
누군가와 함께를 약속한다는 건
생각보다 위험하고 어렵고도 굉장한 일이었다.
겪어보니 그랬다.
그래도 누군가 결혼한다고 하면 나의 결혼을 빗대어 너도 이제 행복 끝이구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물론 "웰컴 투헬"을 마음속으로는 살짝 외치겠지만 말이다.)
아, 그렇다고 나의 결혼이 행복의 끝은 아니었다.
물론 그 친구 또한 여전히 아주 잘 살고 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