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시트콤 찍기 5편
나는 대학 4년 차에 캐나다 밴쿠버로 떠났었다. 대학원을 지원하던지 취업을 하던지 영어는 필수라는 생각에 갑자기 연수를 가게 된 것이다.
밴쿠버에 워낙 한인들이 많다고 들어서 최대한 한국인들은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의 마음가짐이 무색하게도 처음으로 가게 된 홈스테이에 한국인 학생이 있었다.
며칠이 지났을까, 주말 어느 날 드디어 한국인 여학생을 만났다. 그 친구는 나와 동갑내기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일정 기간 홈스테이 생활을 마친 후 각자 다른 숙소에서 지냈다.
그 친구는 아파트에 살았고, 나는 외국인들이 지내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냈다.
내가 살던 숙소는 다양한 여행객들 한 달이나 두 달 렌트로 오는 조용한 집이었고, 그곳 숙소를 관리하면서 생활하시는 영국인 아주머니가 상주해 있었다.
집주인 분들도 나에게 친절했다.
한국인인 나를 위하여 밥솥을 구입해 주실 정도로 신경 써 주셨다.
그 숙소에서 지내는 두 달간 다양한 외국인들도 만났다. 아일랜드에서 여행 온 친구, 호주에서 일하러 온 사람, 몬트리올에서 영어 배우러 온 중년의 여성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었고 기억에 남는다.
그 시기에 홈스테이 친구와 나는 같은 테솔 수업을 들었다. 영어 수업을 같이 듣던 한 달 동안은 학교에서 만난 후 친구 아파트에 놀러 가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나는 그냥 친구 집에서 놀다가 하룻밤 자고 그다음 날까지 놀다가 이틀 만에 집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내 방에 들어가 보니 가방의 짐들은 다 열려있었고, 모든 서랍장도 다 열려있었다.
도둑이 들었나?
어리둥절 해 있던 찰나에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내가 한국에서도 경찰을 만난 일이 없었는데 캐나다 경찰분들이 나를 왜 찾지??
갑자기 한 여자 경찰분이 나를 꾸짖기 시작했다.
당황하여 잘 기억은 안 나지민, 숙소에 연락도 없이 집에 안 오면 어떻게 하냐는 내용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게스트 하우스 관리하시는 분이 내가 안 보인다고 실종 신고를 했단다.
세상에나, 여긴 홈스테이가 아닌데요. 아주머님!
속으로 생각했지만 일단은 일방적으로 혼났다.
주변에 걱정을 끼친 학생 신분이었으니까.
얘기를 더 들어보니, 서랍에서 내 사진을 찾아내서 그 사진으로 내가 다니 던 학교 등 주변 탐문 수색까지 했다고 한다.
실종 전단지 붙기 전이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일 경험 해 본 사람 또 누가 있을까.
아직도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장면으로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