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시트콤 찍기 3편
예전에 친구가 여의도에서 일할 때, 나는 평일에 잠실 부근에서 여의도까지 친구를 만나러 가고는 했다.
내 차로 움직이면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올림픽대로를 타고 쭈욱 내려가면 되어서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다. 그러나, 심한 방향치인 나는 친구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 녹녹지 않았다.
올림픽대로에서 잘못 빠져나갈 때가 있었고 한강 공원에서 돌아나가라는 안내를 받곤 했다.
친구와의 약속이 있던 어느 날, 그날도 내 차를 끌고 여의도 방향으로 잘 가고 있었다.
차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전하고 있었지만, 또다시 한강 공원에 들어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른 채 자동차 네비가 다시 설정해 준 길을 따라서 움직였고 그 길을 따라 한강 공원을 통과하려는 중에 일이 발생했다.
그날은 공원 내 도로의 차들이 왠지 천천히 움직였다.
어디가 막히나? 왜 이렇게 잘 안 가지?
그렇게 생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 앞에 보인 것은 공원을 빠져나가는 표지판이 아닌 ‘한강 유람선 탑승장‘이었다.
아니, 여의도에서 잠실로 가는 한강 유람선을 이용하는 차량 탑승 줄이라니.
이게 현실인가?
바로 앞의 차가 곧 탑승을 위해 준비 중이었고 나는 중간에 껴서 어떻게 해야 하나 멘붕에 빠졌다.
즉시 빠져나가지 못하면 여의도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이 깨지는 것뿐 아니라, 유람선에 차를 싣고 이동하는 요금까지 내면서 허무하게 잠실까지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유턴을 시도하고 있는 중에 큰 트럭이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것을 봤다.
운전이 서툴렀던 때이기도 하고, 좁은 공간에서 유턴이 잘 안 되어서 반대편 트럭 기사님을 꽤나 기다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땀이 엄청났다.
갑자기 무리하게 유턴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 나는 그날 유람선을 탔을 것이다.
돌아 나와서 생각하니 너무 웃기고 어처구니없더라. 이런 일은 왜 나에게만 생기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