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올린 글 찾아요.
저녁 먹은 설거지를 하고, 샤워를 한 후 슬슬 잠자리 모드로 들어가며, 최근에 라이킷을 눌러주신 작가님의 알람에 오늘 올린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몇 번이나 글을 다시 읽고 올렸지만, 늘 읽을 때마다 문맥이 안 맞는 것 같거나, 맞춤법의 문제가 있다. 특히 외래어는 맞춤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서, 읽고 또 읽는 편이다.
그때 내 레이더에 감지된 외래어 맞춤법이 위의 단어들과 다른 걸 보고 수정해야지 하며 점 3개를 눌렀다. 그때 나는 한 손으로는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며,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쥐고, 머리를 말리면서 동시에 수정을 하려는 멀티를 하고 있었다.
원래 멀티가 안 되는 걸 알면서, 무슨 생각이었을까? 빨리 틀린 글자를 바로 잡아야 했겠지. 그런데 수정 버튼을 누르면 보통 글이 나와야 하는데, 글이 없다. 비공개가 되었거나, 글이 없다는 듯한 문장이 보였다.
(나) 어머! 어떡해!
(아들) 왜! 무슨 일이야?!
(나) 내 글이 사라졌어! 내가 삭제를 눌렀나 봐.
(아들) 난 뭐 큰일 난 줄 알았네.
놀래서 드라이기를 끄고, 다시 확인하니 글이 정말 사라졌다. 헐,,, 내 손으로 내 글을 삭제했나 보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라는 재문의가 있었는지 말이다. 세상에,,, 이렇게나 쉽게 오전 내내 쓴 글이 공중으로 사라져 버렸다.
많은 분들이 시간 들여 눌러주신 라이킷과 댓글도 사라지고, 정말 많이 허무했다. 백업 기능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없는 듯하다. 다시 살릴 방법을 못 찾자, 약간 집 나간 아이를 찾는 엄마의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잃어버린 허탈한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또 반복하지 말아야겠다고 되뇌었지만, 장담은 못하겠다. 정신없는 상황에 또 이럴 수도 있으니까.
아,,, 너무 허망하다. 다시 쓰기도 그렇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다른 기회가 될 때 떠올려봐야겠다.
수정과 삭제 잘 구분해야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고,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