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와이마이 배달 천국이었어!

배달의 늪에 빠질 수 있다

by Mollie 몰리

여름 방학 때 한국에 갔을 때다. 오랜만의 한국 방문에 들뜬 우리는 김밥 가격, 치킨 가격 등의 오른 가격은 당연하고, 기본 배달이 가능한 최소 가격과 배송비에 놀랜 적이 있다.

기본 김밥이 2,500원 아니었어?

언제 때 이야기 하는 거야?

아니, 죽 1개는 배달이 안 돼?

당연하지, 몇 끼 시켜야 해.

동생은 어느 시대에서 왔냐며 놀려댔다.


너 한국 가면 마트 장보기 적응 안 되겠다.

중국에서 배달을 많이 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마트에서 소소한 야채거리라도 주문 배송하는 내게 중국에서의 배달 시스템은 과히 칭찬할 만하다.


보통 3,500원 이상이면 배송이 가능하고, 마트 종류, 이용 상점 등에 따라 다르지만 배송비는 할인받아 무료인 경우도 있고, 1,000원 이하부터 많게는 1,500원까지 다양하다. 일단 최소 배송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편리성에 한 몫한다.


베이킹을 하다 보면 갑자기 우유가 똑 떨어진 상황이 발생한다. 어느 날은 계란이 필요한데 계란만 사러 요리 중에 나가기가 귀찮을 때가 있다. 이때 중국의 마트 배송은 모든 걸 다 해낸다. 계란 15개짜리 1판도 배송이 되고, 우유 2리터 1개도 배송이 된다. 야채는 또 어떤가, 무, 청경채, 감자 등 오늘 먹을 야채 몇 개만 장바구니에 담아도 배송이 된다.


마트가 근처에 있어도 이런 배송 문화에 빠져있으니 덜 걷고, 덜 움직이니 게을러질 수는 있지만, 급할 때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몸이 아플 때 흰 죽 또는 중국식 호박죽을 아침으로 시켜 먹을 때, 갑자기 일본 초밥이나 롤이 먹고 싶을 때, 1인으로 밥을 먹고 싶을 때도 굳이 2인을 시킬 필요가 없이 롤 1줄도 배달이 되고, 기본 죽이 너무 저렴한 경우에는 몇 개 시키기도 하지만, 많이 저렴하다.


창 밖은 쌀쌀한 겨울, 나는 라디에이터 옆에 몸을 녹이며 커피 한잔과 달달한 빵이 먹고 싶었다. 순간 또 드립 커피를 내릴까, 배송을 시킬까 하다가 이런 중국살이도 얼마 남지 않아서 집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1잔과 초코 머핀을 주문했다.


아침 10:48 - 커피와 머핀 주문

커피(355ml) - 27 rmb(약 4,900원)

초코머핀 - 18 rmb(약 3,300원)

배송비 - 7 rmb(1,300원)

일단 물건 가격 8,000원 이하 배송에, 배송비가 1,300원으로 아주 저렴하다. 늘 이렇게 시켜 먹는 건 아니지만, 가끔 기분내고 싶을 때나 밖에 나가기 귀찮을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버블티, 빵, 아이스크림 등 다 마찬가지로 보통 3,500원 이상이면 배송이 가능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살짝 데워진 따뜻한 초코머핀이 20분 만인 11시 8분에 도착했다.

스타벅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초코머핀을 집에서, Photo by Mollie

이러다 보니, 주말이 가장 고민스러운 날들이다. 평일 내내 집밥을 먹으니, 가끔 주말에는 외식을 하거나 배달을 시켜 먹고 싶다. 물론, 아직까지도 중국 음식보다 한식과 패스트푸드를 선호하지만, 저렴한 배송 문화로 인해서 한인타운 쪽에서 김밥, 어묵, 떡볶이 등의 분식 배송도 잘 되고, 몇 개 있는 반찬 가게에서 반찬들, 죽, 김치 등도 배송이 잘 되는 편이다.


약도 배송이 된다고?

중국 와서 가장 편리했던 점 중의 하나가 메이투완이나 징동에서 약을 구매하면 근처의 약국에서 약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외국인인지, 처방이 필요한지 클릭을 하고 감기 시럽, 소독약, 반창고, 지사제 등 필요한 약을 굳이 약국에 가지 않고 배송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처럼 의료 시설이 발달되지 않은 곳이라서 한국처럼 주변에 병원이나 약국이 널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주 유용한 시스템이다.


작년 코로나 때 정말 만족스러웠던 약 배송 문화로, 집에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시름 대고 있던 시절, 진통제가 필요했다. 가족 모두 약국을 갈 상황도 아니었고, 당시에는 외부 활동 자체가 기피되고, 문을 열지 않는 암흑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때 약국의 배송 시스템이 빛을 발했고, 중국인만 처방되는 약은 중국 지인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또 한인타운의 병원에서 필요한 약을 배송받을 때도 콰이디(택배) 문화로 인해서 당일로 편하게 퀵을 받을 수 있었다.


식물도 배송됩니다.

화원, 꽃집이 한국처럼 많지 않아서, 메이투완에 '식물'이라고 중국어로 번역해서 검색을 해봤다. 근처의 화원들이 검색이 되고, 여러 화분들을 온라인 배송으로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으로 화분 쇼핑을 한다. 가끔 사진과 다른 예상치 못한 큰 실물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내가 방문하지 않고 원하는 화분을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받을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또, 배송까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시간 전후면 식물이 집 앞으로 도착한다.

Photo by Mollie

코로나를 통으로 겪은 주재원 가족 입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오만 정이 다 떨어지고, 힘든 상황을 겪기도 했지만 배송문화만큼은 중국을 떠나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거리에 노란색 캥거루 모자를 쓰고 달리던, 노란색 메이투완 박스를 달고 달리던 배달 아저씨들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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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T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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