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배달 중인 중국 자율주행자동차
2년쯤 되었나 보다. 중국 베이징에 살면서 창문도, 운전자도 없는 혼자 거리를 무한질주하는 저 노란 병아리 같은 차를 처음 보고 화들짝 놀랬던 적이 있다. 작디작은 노란 차, 창문도 없는 차, 심지어 운전자도 없는 차. 저런 차가 중국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얘 뭐지?" 하면서 한참을 구경했던 적이 있다. 약간 미래 세계에서 온 자동차 같았다. 온몸에는 온갖 센서와 전광판 같은 걸 붙이고 마치 누가 조종이라도 하고 있는 대형 RC카의 모습과 비슷했다.
우리나라의 배달의 민족 같은 중국 최대의 음식 배달 회사인 메이투안(美团)은 약 2년 전부터 자율주행전기차의 시험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업체이니 만큼 향후 중국의 획기적인 배달 시스템을 선보일 무인 배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비작업이지 않을까 싶다.
초기에 이 노란 자율주행차는 혼자 다니지 못하고, 오토바이를 탄 메이투안 배달업체 직원과 함께 마치 1인 1조의 경기를 하듯이 함께 달렸다. 그리고 달리는 속도도 아기의 걸음마 수준처럼 느리게 달렸다.
중국은 전기자전거, 전기 오토바이, 전기차의 사용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어서, 가끔 뒤에서 오는 전기오토바이나 전기차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이 노란 메이투안 자율주행차도 처음에 그랬다.
우리가 산책하다가 메이투안 자율주행차를 만날 때가 있었다. 그럼 나도 놀래고, 저 친구도 놀래고, 둘이 놀래서 멈출 때, 메이투안 자율주행차는 서행을 하다가 '끽'하며 놀래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멈추는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이때가 코로나 창궐 시기였다.
그런데, 몇 주 전에 만난 이 노란 자동차는 그 사이 많은 성장을 했다. 예전에 배달 오토바이를 보호자 삼아 조심스럽게 운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현지 일반 중국인처럼 빠른 속도로 운전해서, 지나가다 놀래기도 하고, 남편도 출퇴근길에 만나면 빠른 속도가 일반 차량과 비슷한 거침없는 모습에 많이 놀랬다고 한다.
마침 오늘 아이랑 산책 나갔다가 여러 대의 메이투안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나게 되었다. 마침 배달 아저씨도 있는데, 갑자기 노란 차의 문이 위로 열리며 아저씨가 무언가를 꺼내는 걸 목격하고 중국 배달 아저씨한테 다가갔다. 번역기를 들고,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거 지금 무인배달하나요?" 꽁꽁 언 추위에 번역기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대충 상황과 아저씨의 뉘앙스가 "해요. 발송지에서 물건을 이 차를 이용해서 이쪽으로 가지고 오고, 우리가 여기서 받아서 배달해요."라고 하는 것 같았다.
중국어가 좀 더 가능했으면 더 물어보고 싶었는데 짧은 내 중국어 실력이 많이 아쉬웠다. 아저씨도 이 영하의 추위에 밖에서 오토바이에서 서서 식사를 하시고 계셨는데 그나마 이 차들 덕분에 식사할 시간이 있는 느낌도 들었다.
아직 각 가정으로는 아니지만, 이 큰 대륙에 필요한 자기 역할을 톡톡해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AI의 허점이 보이는 우스운 상황도 지켜보았다. 신나게 달려오던 무인자동차가 경비 아저씨들이 치우던 큰 눈덩이가 날아오자 갑자기 멈추고, 거기서 오랜 시간 대기를 했다. 아마 장애물이나 사고 발생 등으로 인식한 것 같았다.
그때 뒤에서 오던 중국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며 급하게 비켜갔고, 무인차는 눈만 끔뻑이는 모습으로 한참을 서있다가 눈이 위험하지 않다는 걸 감지했는지, 천천히 가기 시작했다. 내 옆의 중국 여자는 경비 아저씨에게, 눈 치워달라고 말하는 듯했다.
아이랑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엄청 웃었다.
오랜 기간 AI를 통한 학습 능력을 위해서 자동차 교통 관련 수집, 예를 들어 사고, 운전실력, 교통량 등 각종 교통 정보 등의 데이터 수집을 하며,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또 물건 배달도 위해 새벽에도 열심히 도로를 달리고 있다. 곧 다가올 미래에 가정 무인 배달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 최대 규모의 택배회사인 순풍택배(顺丰速运) 역시 무인 택배 배송을 위한 자율주행차를 운행 중이다. 동네에서는 노란색 메이투안 자동차만 봤는데, 남편 출퇴근 길에 볼 수 있었던 순풍택배의 자율주행차를 보며, 중국의 자율주행차 산업이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음에 상당히 놀랬다.
아직 상상이 안 되지만, 머지않아 메이투안과 순풍택배의 자율주행차가 가정 무인 배달을 하는 모습을 우리가 중국 떠나면 미디어로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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