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혹독한 겨울을 이기는 방법

거리의 바람막이 부대들

by Mollie 몰리

베이징 겨울 춥다. 정말 춥다. 북쪽에 위치한 베이징은 지금과 같은 1월에는 시베리아 바람으로 인해서 차갑고 건조한 강풍이 정말 강하게 분다. 올여름에는 유난히 더워서 40도까지 기온이 오를 때가 많았고, 자외선이 강한 베이징 날씨에, 베이징 사람들은 너도 나도 사오정 망토 같은 옷으로 온몸을 가리고 다닐 정도로 더위를 피하더니, 이제는 반대로 겨울바람과 추위와 최대한 맞서고 있다.


이렇게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베이징에 오래 살다 보니 몸에 와닿는 불편함들이 많이 생긴다. 나는 눈이 많이 건조해지고, 작년 초부터는 겨울이나 초봄에 바람이 불면 눈의 시림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주변 눈치를 볼 새도 없이 고글을 쓰고 동네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돌아다녔다. 해외살이의 가장 장점 중의 하나인 내가 어떠한 옷차림과 행색을 하고 다녀도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거리에서 어떤 여자가 고글을 쓰고 걷는 걸 상상해 보면 꽤 우스꽝스럽지만, 안 그러면 눈을 뜨고 거리를 걸어 다닐 수가 없었다. 지금은 조금 나아진듯하지만, 여전히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거나 빛이 조금이라도 강하면 실눈을 뜬다.


지금은 햇빛이 조금만 비쳐도 눈을 잘 못 떠서 멋 때문이 아닌, 시력 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를 늘 착용 중이다. 주방에 창이 크게 나있는 집에서도 설거지를 할 때 선글라스를 끼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매일 밥먹듯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공눈물로 건조하거나 따가워지는 눈을 관리 중인데, 눈 건조증이 심해지니 시력도 가끔 안 보일 때가 많다. 노안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노안보다는 시력 저하가 더 심해진 것 같다. 한국에서 가지고 온 인공눈물이 똑 떨어지고, 이상한 병이 왔나 싶어서 또 외국인 병원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약과 인공눈물 처방받으면서 또 수십만 원이 깨졌었다. 나중에 스테로이드 안약까지 처방되었지만, 기후가 이런 이상 쉽게 낫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베이징은 강한 바람과 추위로, 겨울이 되면 모자, 장갑, 머플러 등을 착용하지 않으면 손은 정말 얼음장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머리도 시리고, 집에 오면 금방 오한이 온다. 그래서 늘 현관문 앞에 잊어버리지 않게 챙길 수 있도록 가족들의 장갑, 모자, 머플러를 보이게 가져다 놓는다.



거리에 바람막이 부대들의 행렬

처음 중국에 왔을 때 거리에 전기 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 스쿠터 이용자들이 줄지어 다니는 모습에 놀래기도 했지만, 겨울이 되면 모두 똑같은 모습의 오토바이 방한복 같은 바람막이 혹은 담요부대의 출연으로 "저건 이불인가?"라며 신기해서 쳐다봤던 적이 있다. 얼핏 보면 아기 이불 같기도 하고, 담요 혹은 포대기 같은 모습으로 장갑과 담요를 합쳐놓은 스쿠터 바람막이 부대를 거리의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오토바이 장갑이 팔뚝까지 온 긴 장갑도 볼 수 있다.


최근에 베이징에 놀러 왔던 동생네 부부도 이 거리의 오토바이 바람막이를 보고 저거 뭐냐고, 처음에 오토바이에다가 빨래를 널어놓은 줄 알았다고 해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흔한 풍경이다.

Photo by Mollie
Photo by Mollie
Photo by Mollie

처음에는 저 정도로 추울까 했는데, 맨몸으로는 맞설 수 없는 게 베이징 겨울이다. 자전거를 탈 때도 온 피부를 감싸지 않으면, 피부가 차갑고 건조한 바람에 따갑고 아프고, 입술도 쉽게 터지고 갈라진다. 배달하시는 분들은 정말 필수템인 것 같다. 우리 가족도 산책용, 그리고 자전거 탈 때 늘 눈 빼고 다 가리는 얼굴의 절반 이상을 보호하는 똑딱이 털 목도리를 착용 중이다.

Photo by Mollie
Photo by Mollie
Photo by Mollie

거리에 늘 전시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바람막이들이 베이징의 추운 겨울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베이징에서 눈의 건강이 너무 많이 안 좋아져서, 건조한 눈 때문에 베이징을 빨리 떠나고 싶은 이유가 가장 크다. 하물며 배달일을 하시는 분들도 이런 보호 장비 없이는 일하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을 것 같다. 보기에는 좀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혹독한 한파로 인한 베이징 겨울바람 매섭다. 요즘에는 이상기온으로 따뜻한 날도 많지만 한번 추우면 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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