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과 고민 사이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서 국산 K2 흑표 전차의 부속품들을 바닥에 나열한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사진에는 전차 승무원들도 함께 누워 있었는데, 인원이 세 명뿐이었다. ‘왜 네 명이 아니라 세 명이지?’ 하는 궁금증이 들어 자료를 찾아보았다.
150억 원이 넘는 K2 전차는 자동 장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전차장, 포수, 운전수 이렇게 세 명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반면,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독일의 레오파르트, 영국의 챌린저,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같은 세계 주요 전차들은 아직도 장전수를 포함해 네 명이 기본이다. 이는 기술력의 차이보다 ‘수동 장전’에 대한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최근 국내 승용차에 예비타이어가 사라지고 있는 현상과도 비슷한데, 전국적인 긴급출동 서비스망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해진 변화다.
강력한 화력과 최신 기술, 경쟁력 있는 가격, 기술이전 조건까지 갖춘 K2 전차는 이제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구축함과 잠수함도 수출되고 있으며, 포탄과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들도 중동과 동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첨단 무기의 보유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앞으로도 국산 무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기술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무기 수출이 국가 경제에 도움 된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무기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이 상황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찜찜한 생각도 든다. 지속 가능한 군사력을 갖추려면 독자적인 무기 제조 기술이 필수이고,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수출 확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국방력의 균형을 통해 전쟁 억제력을 확보한다는 명분만으로 이 모순을 모두 정당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