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
어느 날 읽었던 글이 떠오른다. 명품의 심리를 분석한 글이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품은 타인과의 차별화를 위한 상징”이라는 것이었다. 기능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화려한 장식과 그럴듯한 스토리텔링을 입혀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긴다. 결국 그 가격은 일부 상류층만 소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대중과의 간극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차별화 경쟁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결국 모두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데 있다.
우리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외제차, 명품 옷과 시계, 자전거, 심지어 몸매까지도 경쟁의 대상이 된다. 학벌, 외국어 능력, 자녀 교육, 고급 외식, 문화생활까지 문화자산 영역에서도 서열이 존재한다. 다양성과 개성보다는 획일적인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하며, 그 기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나와 우리 가족은 그 경쟁에서 한 발 비켜서 살고 있다. 명품을 사지 않고, 서울 근교의 단독주택에 살며, 10년이 넘은 국산차를 타고 다닌다. 물건을 살 때도 브랜드보다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먼저 본다. 고급 레스토랑은 피하고 외식도 거의 하지 않는다. 성형도 하지 않았고, 문화생활은 도서관과 OTT 서비스, 도서 구독으로 충분하다. 국내외 여행도 마일리지 항공권과 비수기 숙소 할인 등을 최대한 활용해 즐긴다. 사교육은 악기 외에는 따로 시킨 적 없다.
이렇게 살다 보니 비교할 대상이 없고, 부러워할 것도 없다. 경쟁할 필요도 없어 마음이 편하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꽤 일반적인 생활방식일 수 있지만, 한국처럼 획일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특이한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내 생활방식을 주변에 이야기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지만, 결국은 “그래도 남들 하는 건 다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언젠가는 비교하지 않아도, 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성실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사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