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동료는 파트너일 뿐, 가족은 아니다

by 장기혁



전 직장에서 이십 년 넘게 알고 지내온 동료들 중에 퇴직 후에도 계속 인연을 맺어오는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몇 안 된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보니 그 친밀함에도 불구하고 목적을 떠나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간혹 직장 동료와 동업을 하거나 결혼을 하기도 하고 불륜을 맺기도 하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이며 결과가 항상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딸 같은 며느리'가 허무맹랑한 이야기이듯, '가족 같은 직장 동료'도 공허한 구호에 불과한 것 같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오랜 시간 긴밀하게 일을 하다 보면 개인사도 나누게 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어 친밀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공사의 구분을 흐리게 하거나 서로에게 약점이 되는 부작용이 있다. 어쩌면 회식 문화가 없고 프라이버시 관리가 철저한 서구나 일본의 직장 문화가 현대 사회에는 더 맞는 것 같다.


근대의 국가주의가 남자 가장을 가정으로부터 분리해 국가 또는 회사일에 전념하도록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는 직장 동료와 더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기고,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실망도 커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직장 동료는 어디까지나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이해관계자일 뿐, 가족처럼 영원히 함께할 사람들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주위 동료들에게 친절하고 합리적이며 공정하게 대해야 하지만, 그 이상은 바라지 말자. 내가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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