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삶의 또 다른 리듬이다
여행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여행은 나를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떼어내어 낯선 공간 속에 놓음으로써,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또,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경험의 지평을 넓히게 하며, 육체적으로는 피곤할 수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충만한 활력을 선사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방전된 나에게 여행은 재충전의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여행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여행의 즐거움은 단지 현지 체류 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행 준비, 여행 중, 여행 후 정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즐거움으로 채워져 있다. 해외여행의 경우 보통 4,5개월 전에 항공권을 예매하고, 3,4개월 전에 숙소를 예약한다. 여행의 목적에 따라 음악회나 미술관 입장권 등을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하기도 한다. 이 준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어 역사, 정치, 사회, 문화, 경제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얻게 된다. 요즘은 유튜브와 ChatGPT와 같은 도구 덕분에 이러한 정보들을 쉽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단체여행보다는 개인여행을 선호한다.
여행 중에는 잘 알려진 명소보다는 현지의 시장이나 관광지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 또한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도시에서 ‘에어비앤비’ 독채를 빌려 며칠 머무르며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해 먹는 여행 스타일을 즐긴다. 현지 시장, 길거리 음식, 대중교통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필수 요소다. 내 경험상 유명 블로그나 가이드북에 실린 음식점은 종종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현지의 고유한 색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서는 식당을 보면 이게 정말 전통 한국 음식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비관광지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식당, 카페, 소매점이야말로 진짜 여행의 묘미다.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이 끝나도 이어진다. 여행 중 새롭게 알게 된 정보나 관심사가 생기면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더 깊이 탐구하게 된다. 이는 후속 여행이나 주변 도시 탐방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해외여행 못지않게 국내에도 보석 같은 여행지가 많다. 최근에 방문한 안동, 경주, 속초는 예전에 방문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새로움을 안겨주었다. 뉴욕, 암스테르담, 베를린이 20년 전과 다른 모습이듯, 익숙한 도시를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방문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렇게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다 보면, 어느덧 다시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