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브롬튼

유사 브롬튼을 바라보는 시선과 우리의 문화적 강박

by 장기혁



미니벨로 자전거 중에서 편리함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겸비한 제품으로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브롬튼(Brompton)’이 단연 독보적이다. 자전거계의 ‘하레이 데이비슨’이라 불릴 정도로 브롬튼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동호회와 튜닝 생태계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다만, 모든 제품이 영국 현지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다 보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5~6년 전부터 브롬튼의 3단 폴딩 시스템에 대한 특허가 풀리면서, 대만과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동일한 구조와 외관을 갖춘 유사 미니벨로가 생산되고 있다. 품질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어떤 모델은 정품을 능가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은 정품의 1/3 수준이기에 기존 자전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쯤 더 구입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 브롬튼이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제품들이 ‘짝퉁’이라는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오리지널’에 대한 강박은 유별나다. 조선시대의 사대주의 문화가 이어진 탓인지, ‘원조’에 대한 집착은 우리 문화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이미 사라진 옛 한자어를 아직도 사용하는가 하면, 가장 자유로워야 할 대학에서조차 본교 출신과 분교 출신 사이에 명확한 차별이 존재한다. 거리의 식당들마다 ‘원조’ 간판을 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짝퉁은 저작권과 상표권을 침해하고 정품 제조자의 창작 노력과 마케팅 가치를 훼손하므로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유사 제품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폄하하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를 저해하고 선택의 폭을 좁히는 일이다. 결국 우리 사회의 ‘남의 시선’에 민감한 문화가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확산되어야만 우리 사회가 더 풍요롭고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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