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전거

자출의 기쁨

자전거 위에서 찾은 삶의 균형

by 장기혁



오십여 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 중 하나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도했던 경험이다. 약 10여 년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했고, 그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다. 짧게는 편도 10km, 길게는 30km 거리까지 주 3회 정도 자전거를 탔다.


가장 큰 수확은 뱃살을 뺀 것이다. 지금은 건강검진에서 내장지방 초기 진단을 받지만, 당시에는 자전거 덕분에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스스로의 힘으로 출퇴근을 하며 근력을 기르고 활력을 얻었고, 주변의 변화하는 풍경을 즐기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교통비 절감과 탄소배출 감소라는 측면에서도 자부심이 생겼다.


자전거 출퇴근의 장점은 이 외에도 많다. 장거리 라이딩을 위해 몸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식을 피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가정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다. 평일 자전거 출퇴근으로 단련된 체력 덕분에 주말에는 장거리 라이딩이나 원거리 자전거 여행, 자전거 캠핑까지 가능해지면서 레저의 폭도 넓어졌다. 그리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 인프라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민주적인 자전거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참여민주주의 실천으로까지 이어졌다.


단점도 있었다. 자전거 출퇴근의 즐거움을 주위에 자주 이야기하다 보니 사람들이 대화를 피하는 경우도 있었고, 자전거 용품이나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면서 과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얻은 것들이 워낙 많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집이나 회사를 옮길 때도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보관 공간, 주변 샤워시설 등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한 환경인지 여부였다. 지금은 여건상 자출이 어렵지만, 주말이나 휴일에 장거리 라이딩을 하며 자전거를 즐기고 있으며, 가끔 자전거 캠핑도 떠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전거는 총 6대로, 로드바이크, MTB, 접이식 미니벨로 등을 용도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가까운 곳으로 반나절 자전거를 타는 일도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앞으로는 근교로의 자전거 여행은 물론, 남해 지역의 섬들을 자전거로 여행할 계획이다. 요즘은 섬마다 자전거 라이딩 코스와 트레킹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어, 매주 여행을 떠난다 해도 다 돌아보는 데 십 년은 걸릴 듯하다.


이제 봄이 오고 있다. 한 달쯤 지나면 본격적으로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될 것이다. 올해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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