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자유다
오늘 오랜만에 미니벨로를 타고 여의도까지 왕복 60km 정도를 다녀왔다. 동네 마실 복장에 헬멧만 쓰고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달리는 동안, 수많은 사이클리스트들이 휙휙 나를 추월해 갔다. 다부진 어깨와 잘록한 허리에 딱 맞는 져지를 입고 리드미컬하게 페달을 밟는 뒷모습은 선수들 같았다.
한때 나도 균형 잡힌 체형에 트렌디한 져지를 입고 속도전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젊은 사이클리스트에게 뒤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속도보다는 안전과 즐거움에 더 가치를 두게 되었다. 부상 위험 없이 주변 풍경을 음미하며 달리는 라이딩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 과정에서 로드바이크와 MTB는 주변에 나눠주고, 대신 전천후 주행이 가능한 그래블 바이크와 근거리용 미니벨로 한 대를 애용하고 있다.
트렌드에 과도하게 민감하면 정작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제는 나의 취향과 한계를 잘 알게 된 나이가 되었고, 자전거와의 관계의 본질에 충실하게 되었다. 속도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홀로 자유롭게 풍경을 즐기며 이동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자전거가 주는 가장 큰 의미다.
자전거는 자유다.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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