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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는 왜 늘 끌릴까 – 미니멀리즘과 소비 본능 사이에서

by 장기혁


SNS를 보다 보면 유독 텐트 광고에 시선이 자주 멈춘다. 아무래도 신제품 소개 페이지를 자주 들여다봤기 때문인 듯하다.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자라 생각하고, 물욕이 많지 않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이상하게 텐트 앞에서는 그 신념이 자주 흔들린다. 외제차, 시계, 만년필, 명품 구두처럼 흔히 남자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들에는 관심이 없고, 다른 물건들도 내 기준의 가성비가 맞지 않으면 전혀 끌리지 않는다. 하지만 텐트만큼은 예외다.


현재 내가 보유한 텐트는 총 여섯 동이다. 20여 년 전 아부다비에서 사막 캠핑용으로 구입한 돔형 텐트를 시작으로, 솔로캠핑용 일인용 텐트 두 개, 이인용 터널형 텐트 하나, 티피 텐트 하나, 그리고 작년에 구입한 장박용 대형 텐트 하나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백패킹이나 바이크패킹을 즐기다 보니 가장 많이 쓰는 텐트는 무게 1kg 내외의 초경량 일인용 텐트다. 오토캠핑을 갈 때는 간혹 이인용 텐트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 중이다.


요즘 눈길이 가는 제품들은 대부분 고가의 초경량 고성능 텐트다. 50만 원이 훌쩍 넘는 브랜드 제품이 많지만, 내 기준에는 20만 원 이상은 부담스럽다고 느껴서 쉽게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 다행히 지금 가진 텐트들이 내 캠핑 스타일에 충분히 부합해서 당장 필요한 건 없다. 새로운 디자인이나 기능이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나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에 천천히 지켜보고 있다.


한때 여섯 대의 자전거를 소유했지만, 지금은 취향에 맞는 그래블바이크와 미니벨로 두 대만 남기고 모두 처분했다. 텐트도 마찬가지로 줄일 생각이다. 앞으로는 백패킹과 바이크 캠핑을 중심으로, 가끔 아내와 오토캠핑을 떠나는 정도의 라이프스타일이 될 것이다. 그러니 텐트 두 개면 충분하다.


쓰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만 잘 쓰며 사는 삶. 다시 미니멀라이프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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