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없이, 오래된 건물과 개성 있는 가게들이 만드는 특별한
지난주, 망원시장 근처 속칭 ‘망리단길’을 두 번 찾았다. 망원동은 서울 치고는 월세가 저렴해 젊은 싱글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태원 ‘경리단길’을 본떠 붙여진 이름인 망리단길은, 이제 망원시장 주변 이면도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거리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소박한 식당,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분위기 있는 카페와 사진관, 그리고 작은 공방들이 개성을 뽐내며 줄지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은 찾아보기 힘들어, 오히려 이 거리만의 매력을 더해준다.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 공간 덕분에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아, 자연스럽게 보행자 친화적인 공간이 되었다. 망원시장의 활기와 어우러져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느낄 수 없는, 오래된 골목길 특유의 레트로 감성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물론 경리단길, 가로수길이 그랬듯, 젠트리피케이션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사정이 다르다. 도로 안쪽에는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법규상 주차장 확보 문제 때문에 대규모 개발은 쉽지 않다. 덕분에 기존 건물이 대수선이나 부분 리모델링에 그쳐, 원래의 분위기가 잘 보존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익선동이나 서촌의 한옥도 처음에는 그저 값싼 집장사 주택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전통가옥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보존되었다. 망리단길도 그렇게 서울의 또 다른 문화자산이 되길 바란다. 건물주와 임차인들이 현명하게 협력해 지금의 생태계를 유지한다면, 이곳은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채 오래도록 사랑받는 골목이 될 것이다.
재개발로 불과 30년 전의 흔적조차 사라지는 서울에서, 망리단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오래된 서울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지금 이 골목을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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