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새벽배송을 원하는가?
새벽배송을 하다 유명을 달리한 한 배송기사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예전에는 새벽배송은 물론,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택배가 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쿠팡의 새벽배송이 시작되면서 ‘지옥문’이 열렸다.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에 대해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도 않은 채, 서비스 차별화라는 명목 아래 빠른 배송이 보편화되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지금 새벽배송을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시급을 다투지 않는다. 정말 급한 물건이 있다면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만약 빠른 배송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나는 대부분 일반 배송을 선택할 것이다. 더 나아가, 택배기사들의 과도한 근무시간이 건강을 위협할 정도라면, 새벽배송이나 휴일배송의 전면 중단을 지지할 생각도 있다. 빠른 서비스에 길들여져 일종의 중독 상태에 이르렀다 해도, 나는 그 금단 현상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산업혁명 직후, 열악한 도시 환경 속에서 어린아이들까지 장시간 노동에 투입되었던 초기 자본주의의 야수성이 되살아난 것과 같다.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신분으로 계약되어 있어 노조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거대 기업을 홀로 상대하며 일하고 있다. 재계약에서 탈락할까 두려워 마음대로 쉴 수도 없고,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통제하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 결국 우리 모두를 집어삼킨다. 그래서 오늘날의 기업들조차도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복지를 강화하고, 휴일을 늘리고,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건강을 해쳐가며 일하고 있다. 이는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에게 닥쳐올 수 있고, 내 자식들이 그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선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의 인권을 대변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을 잘 살펴보고 선출해야 하며, 그들을 감시해야 한다. 나의 무관심은 언젠가 화살이 되어 나를 향해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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