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태도

과잉친절

외로움에서 벗어나 고독함을 즐기자

by 장기혁



며칠 전, 오랜만에 산 정상에 올라 전망을 즐기고 있었다. 근처에서 혼자 온 여자분이 셀카를 찍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중년 남성분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한두 장 찍어주고 인사하며 마무리했으면 좋았겠지만, 다양한 포즈를 요구하고 배경까지 옮겨가며 사진을 계속 찍어댔다. 남성의 호의가 느껴졌기 때문에 불편한 상황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다소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벌어진다. 친절과 호의로 시작된 과도한 관심과 간섭은 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 심하면 스토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반화일 수 있지만, 중년 남성의 ‘과잉친절’을 더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낮아진 존재감과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다 과잉친절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싶다.


결국 문제는 외로움이다. 도시화와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 파편화되고 있다. 지역, 세대, 젠더, 계급 간 단절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의 외로움은 더 심해진다. 중년 남성은 그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고리로 드러날 뿐, 사실은 누구나 겪고 있는 문제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고립이며, 삶을 관조하고 재정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반면 외로움은 홀로서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겪는 불안이며, 우울증·스토킹·자살 등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고독을 즐기고, 그 고독을 삶의 활력을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 즐길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쿨하게 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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