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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락 (Potluck)

by 장기혁


중동에서 살 때 한 달에 한 번씩 대가족이 모여서 퍼트락을 즐겼습니다. 아내들이 아시아인이라서 'APD (Asian Potluck Dinner)'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했습니다. 구성원 20명의 국적이 14개국(한국, 미국, 영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네이, 호주, 독일, 대만, 중국, 일본, 마샬 군도, 네덜란드, 프랑스)이라서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임이 없었다면 소셜 네트워크가 비즈니스 다이닝에만 국한됐을 것입니다. 퍼트럭을 통해 가족 단위로 음식을 매개체로 교류하면서 각 나라의 문화를 깊이 접할 수 있었고, 이 모임에서 말이 잘 통하는 가족과는 별도로 소규모 모임도 이어갔습니다.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SNS를 통해서 교류를 이어가고 있고, 당장 서로의 집을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뒤에 마음에 맞는 이웃을 찾아 퍼트락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편들의 배경과 성향이 비슷하고, 여성들도 성격이나 가치관이 비슷해서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모두가 음식에 진심이라서 탄탄한 공감대로 관계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서 삶을 나누는 이웃들이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모임을 계속 이어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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