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진 나의 집중력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나타나던 현상인데, 이제는 긴 글을 읽기가 정말 힘들어졌다. SNS 때문이라는 말이 많지만, 어느 순간부터 페이스북 화면 두 개 분량 이상의 글은 읽는 게 부담스럽다. 이메일도 세 문단이 넘어가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책도 내용이 무겁거나 딱딱하면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간에 덮게 된다. 유튜브조차도 정보 습득 목적이면 15분 넘는 영상은 시작하기조차 망설여진다.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좋은 글들을 읽으려면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한데, 갈수록 짧고 자극적인 글과 영상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읽은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에서는, 거대 자본으로 움직이는 검색엔진과 SNS가 사람들의 집중을 의도적으로 분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도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하루 30분으로 제한해 두었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날은 드물다. 이미 내 뇌는 도파민에 중독되어 있고, 그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루틴’으로 만드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집에 오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습관을 들이려 하지만, 전자책, 유튜브, 노션, 챗GPT 같은 유용한 도구들을 자주 쓰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북리더기도 구입했지만 정작 잘 쓰지 않게 된다. 책 한 권 끝내는 것도 점점 버거워진다.
그래도 뭔가 ‘넛지’를 이용해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시간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 종이책을 읽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스마트폰과 에어팟 없이 걷는 산책이라도 해야 한다. 디지털에 잠식당한 삶 속에서 아날로그의 숨통을 일부러라도 틔워야만 내 집중력도, 생각하는 힘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