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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위 Nov 22. 2016

통영, 그 바다의 시간

장사도, 강구안 그리고 통영바다

어쩌면 통영, 그 바다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봄으로, 봄으로...

.

.

미처 너를 떠나지 못한

내 마음의 시간은

겨울로 달음질치는데

.

햇살은 마치 봄인 양 소란하고

구름은 느릿하게 흘러가며

하늘을 닫았다 열기를 반복했다.

.

.

누에를 쏙 빼박은 그 섬,

장사도에는 붉은 동백이

수줍게 꽃잎을 열기 시작했고

.

고요한 섬아기집 댓돌에는

부스스 눈 뜬 추억의 편린이

우수수 떨어져 뒹굴었다.

.

.

곰삭아 비릿한 바다 내음,

오래된 풍경이 줄을 잇는

강구안의 골목을 거닐 때는

.

대장간에서 모루질을 할 적마다

봄햇살 같은 불꽃이 툭 튀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

.

아침 즈음에 문을 열고

저녁 피곤할 때쯤 장사를 접는

실없는 가게도 있더란다.

.

그런데 어째 이 마음은 그 가게처럼

발길 가는 대로 할 수 없냐고

허공에 되묻는다.

.

.

흰 동백꽃처럼 눈에 설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시간이 흐르는 바다.

.

봄으로,

다시 봄으로 떠나고픈

내 기억 속 통영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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