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난 왜 이럴까?

(에세이) 끊임없이 아프고 다치기를 반복하는 삶이 버겁다

by 황윤주

어느 날 멀쩡이 길을 가다 길 한가운데서 꼼짝 못 하고 주저앉았다.

허리가 반으로 구부러진 채 펼 수가 없었고 극심한 통증도 수반되었다.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젊은 나이에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길에 앉아있다가 가까스로 인근에 있는 병원으로 갔다.

척추에 세 차례에 걸쳐 시술을 받으면서 고통이 심해서 이를 악물었었다.

그러고 나서 허리도, 다리도 괜찮아졌다.

가끔 몸이 안 좋거나 발이 찌릿해 오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그렇게 중년이 될 때까지 잘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자에서 내려오다 다리가 꺾이는 바람에 그만 연골이 찢어져 심한

통증과 함께 걸을 수가 없었다.

급기야 119 대원의 도움으로 들것에 실려 간신히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을 받고 이젠 괜찮겠지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다른 쪽 무릎이 아파 두 차례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을 하고 몇 개월 동안 발을 바닥에 댈 수 없어 걷지 못하고 앉아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일반 주택이다 보니 집 구조상 혼자 화장실을 못 감은 물론이고 씻는 것도 아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었다.

집 안에서 휠체어를 타야만 했었고 앉을 때도 아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 수 있었다.

앉아서 생활할 때는 화분을 옮길 때 쓰는 바퀴 달린 낮은 의자에 앉아 이동을 하였다.

집안일도 대부분 할 수가 없어 오롯이 아들 몫이 되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극히 일부였다.

더군다나 3층이다 보니 밖에 나가는 것은 꿈도 못 꾸었다.

아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다.

당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어머님께서도 아프셨던 터라 할머니 간병까지 해야 해

아들의 무게는 한층 더 무거웠다.

아들이 내가 해왔던 일들과 해야 했던 일들까지 병행하면서 집안 살림까지 도맡아 하느라

하는 수 없이 휴학까지 해야 했다.

일 년이 넘도록 그렇게 고생을 하고 희생을 했었다.

참 많이 미안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다리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다른 곳이 아팠다면 돌아다닐 수도 있었겠지만...

모든 것이 한순간에 정지해 버렸었다.

답답하고 또 답답했다.

그래서 신세 한탄도 했었다.

"도대체 난 왜 이럴까?"

푸념도 하고 넋두리도 했었다.

'전생에 내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했길래 이럴까'하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하였다.

때로는

'이 세상엔 나 보다 훨씬 더 심한 경우도 있겠지'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했었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훨씬 더 나은 케이 스니까.

지금은 비록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계단 내려갈 때 게걸음으로 내려가는 것만 빼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가끔 나보다 더 심한 분들을 마주할 때면 안쓰럽고 안타깝다.

평생을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는 분들이 이 세상에 훨씬 많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유야 어떻든, 저마다의 사연이 어떻든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울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고 씩씩하게 웃으면서 묵묵히 살아가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도 내 경우는 한결 낫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엄살을 부린 건 아니었음에 오로지 나 자신, 나의 삶을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요즘은 나이가 나이니만큼 최대한 무리하지 않으려고 조심 또 조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운동을 전혀 안 하고 살 수는 없어서 최대한 무리 안 가게 하고 있다.


길을 가거나 병원에 가면 다리가 불편하거나 아픈 분들을 마주하게 된다.

더 심한 경우는 장애를 가지신 분들도 있다.

그분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숙연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조심스레 바램을 가져본다.

비록 힘들지라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행복해지길,

힘들고 괴롭지만 웃음을 잃지 않기를,

더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가족이나 주변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또한 건강하신 분들은 다리가 망가지지 않게,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소중한 다리를

잘 관리하시기를 바란다.

나 또한 지금 이대로 잘 관리해서 또다시 못 걷거나 자식들 힘들게 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 또 조심할 생각이다.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사는 그날까지 행복한 삶이 되기를 희망한다.

끊임없이 아프고 다쳐서 삶이 버겁더라도 부디 용기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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