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연필로 사색

마음과의 대화

by 엄마작가 선영


네가 웃으면 나도 웃고, 네가 울면 나도 운다.


소식 없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나를 본다.
여전히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얼 했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럴 땐 그냥 걷는다.
목적지를 기약하지 않고 종일 걷는다.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다. 어떤 형태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획하지 않고 선을 긋는다.
그렇게 끝이 없는 길을 걷듯
선이 되어 종이 위를 걷다 보면
음악이 켜지고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 길이 나온다.


마음 숲
눈을 뜨자 음악과 함께 산책을 시작한다.
다시 또 허허벌판을 내 달리려는 내게서 조급함을
내려놓고 음악과 함께, 사고의 터널을 지나 가슴으로 가는 사유의 숲으로 걸어가는 산책을 한다.
매일 출발 지점과 목표 지점은 같으나 여행의 행로는 늘 다양하다.
이렇게 매일 떠나는 여행은 나의 감정을 손으로 어루만지듯 세상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고 온몸으로 스며드는 바람결에 내 마음을 나눌 수 있다. 태양빛이 질투하여 자연을 간지럽히다 구름에게 가려 도망치 듯 사라진다.


계속해서 몇 시간이고 캔버스를 바라본다.
바라본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것이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왜 기다려야 하는가?
끊임없이 묻는다.
기다림의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간다.

기다림의 시간이 왜 점점 늘어만 가는가?
나 혼자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 서로가 함께 만들길 바래서이다. 혼자 걷는 길이 아닌 서로에게 상관있는 그림을 함께 그리기 위해서이다.
왜 서로 함께 만들어야 하는가?
사람에게서 오는 친숙함, 사랑이 작품에서 베어 나길 바람이다. 사람들에게 온정을 나누고자 함이다.
왜 인간의 친숙함, 사랑이 베어나길 바라는가?
매일 먹는 쌀밥처럼
매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신는 슬리퍼처럼
누구나가
'나도 가지고 있지'
'나도 저러는데...'
'나도 보았지, 느끼는데'
하며 서로의 기억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려 한다.
내가 보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려 하는 것이 아닌 함께보고 세상이 말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어라. 내가 갖은 작은 희망이 세상을 비출 수 있어라.
그림과 작가는 한 몸이다. 내 말 내 마음 가짐 모두가 그림이고 예술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아름다움의 꽃을 피우기 위함이 아닌 작품에 깃든 영혼 앞에 정직해지기 위함이다. 천천히 가슴 깊히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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