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대물림
돈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당신은 어떤 생명체의 돈과 살아가고 계신가요?
돈을 좋아하시나요? 돈이 무섭다는 생각을 해보신적이 있으실까요?
혹은 매 순간 돈을 쫓고 살아가고 계신가요?
당신에게 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나 단어 또는 스토리가 있으실까요? 이 글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왜 돈에 대한 무의식이 형성될까요? 어떤 계기로 돈에 대한 무의식은 만들어지고, 어떻게 불안정한 무의식을 안정되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왜 누군가는 돈을 당당하게 벌고 축척해 나가는데, 누군가는 돈이 늘 부족하거나 돈 때문에 삶이 망가지고 불행을 경험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합니다. 혹은 돈만 밝히는 속물로 보이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나는 적당히 우리 가족이 먹고 입고 쓸 정도만 있어도 돼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도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돈을 왜 많이 가지고 싶은지. 돈을 많이 벌면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들을 것 같은지. 부모님과의 돈 관념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저는 평소 그림 그리는 작가가 돈을 밝히면 작품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작품이 좋아서 잘 팔리는 작가들을 볼떼 작품과 작가가 참 경이롭게 느껴져 감동하기 바쁩니다. 그럼에도 제 무의식은 엉뚱하게 작품을 잘 팔면 돈을 밝히는 작가라고 생각할 거야 하면서 돈을 수치 주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돈을 생각하던 나를 느껴봅니다.
엄마는 평생을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데.라는 말을 틈만나면 합니다. 그리고 평생을 돈을 쫓으며 사셨습니다. 돈을 쫒던 엄마는 평생 돈을 뜯기거나 빚을 지는 삶을 반복하셨습니다. 돈 벌기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돈을 쫒는살아야했던 엄마입니다. 엄마의 감정은 고스란히 제 세포에 베어져 있었습니다.
아빠는 돈을 매우 쉽게 벌고 쉽게 잃었습니다. 진짜 돈과 가짜 돈을 구별하지 않고 돈 냄새만 나면 달려들었습니다. 아빠의 손에는 늘 돈이 들려 있었지만 진짜 아빠의 돈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그 많던 돈을 다 잃고도 여전히 자신은 돈을 많이 벌었는데 무엇 무엇 때문에 다 잃었다며 탓을 합니다. 그러곤 집에 빨간딱지가 붙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는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요?
돈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어린 시절 집에 걸려오는 전화는 늘 돈을 받으려는 독촉전화였습니다. 그 불특정 한 독촉 전화를 아이에게 받게 했던 부모님의 의식을 잠시 떠올려 봅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담긴 의식은 어떤 의식일까요? 집에는 늘 연체에 연체가 된 고지서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아빠의 신불, 엄마의 신불...
그리고 아빠는 대학생이 된 둘째 딸에게 식당 사업자를 요구하셨습니다. 당신이라면 그런 아빠에게 식당 사업자를 내어 주시겠습니까? 부모는 자식을 소유물이라고 여겨 자식의 것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혼 전 저의 명의는 자연스레 아빠의 것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저의 집에도 독촉 전화와 연체고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의 대물림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독촉 전화와 연체 고지서가 매우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 시점에서 독촉장을 회피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에게 매를 맞고 자란 아이가 자라나 제 자식을 때릴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빚 독촉을 받는 부모의 모습을 본 아이는 자연스레 빚 독촉을 받는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로입니다. 가족의 의식은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두 분이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두 분은 돈을 벌기 위해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 위해 이 순간에도 쉼 없이 일을 하십니다. 그러나 돈에 대한 막힌 의식을 느껴주고 흘려보내지 않는 이상 돈의 생명력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그렇게 부모의 돈에 대한 불안정한 의식을 받은 제가 그 흐름을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나에게 묻습니다.
"내 주머니구멍 났어? 뒤집어졌어?"
빵빵하게 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빵빵하면 뭐가 문제야?"
주머니가 옆으로 불룩해서 걸리적거리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빵빵하게 많으면 걸리적거리는 구나. 돈이 많이 생겨서 주머니가 두둑해도 걸리적거린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구나. 두둑하게 돈이 생기면 누군가 달라고 할까 봐 귀찮은 거였습니다.
부모에게 사업자를 빌려준 이후로 나는 부모에게 많은 것들을 내어줘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불러들이고 일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정신적으로 매우 괴로웠습니다. 내가 갖은 신뢰가 누군가에게 부림을 당해야 하는 삶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들러붙는 사람들이 싫어서 돈을 벌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나는 있어도 주고 없어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시간을 주고, 친절을 주고, 도움을 줘야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 주었습니다.
불쌍하고 그지 같은 사람이 버글버글 들러붙어 있는 기분입니다.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같이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주변의 사람들을 다 도와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돈을 많이 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가족들은 의례 돈 이야기를 나에게 하곤 합니다. 아마도 신랑의 의식이 나와 닮아서 신랑 돈을 내가 빌려줄 것이라고 생각해서인 모양입니다.
그런 나에게 말해 줍니다.
내가 더 힘들어. 나는 누구에게도 빌릴 곧도 없어. 이제 누구도 빌려주지 않아도 괜찮아.
나도 돈 좋아해. 나도 돈 많이 벌 수 있어. 내가 돈 다 벌어도 괜찮아.라고 진심으로 느껴줍니다.
100억 있어도 누구에게도 1원도 못준다. 내가 제일 불쌍하다. 더 이상 아무한테도 안 빼길 거야 하고 외칩니다.
빵빵한 주머니를 다시 상상합니다. '아 ~ 두둑하니 든든합니다.
나는 부자가 좋아. 나 돈 많이 벌어도 괜찮아. 다 내 거야.
이제 엄마작가의 돈에 대한 의식이 차차 변할 차례입니다. 여러분의 돈관념을 어떠실까요? 혹시 저처럼 돈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안거나, 현재 돈이 잘 벌리지 않아 고민 중이신 분이라면 돈에 대한 관념을 기록해 보고 흘려보내 주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