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길은

밤은 아침을 알지 못한다.

얼마 전 교수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런데, 허리건강은 어떠신지 물으니

저마다 척추에 좋은 의자에 대해서 한 마디씩 하셨다.

'의자' 하나로 10분 이상 담소를 나누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논문에 강의준비에 모두 허리건강이 중요하셨겠구나 싶었다.


연휴가 쏜살같이 지나갔고

못난이 글 두 개가 내 앞에 있다.

20여 일간을 등 터지게 썼지만

막상 보면 못난이 글이다.

늘 그렇듯이 초고를 마치면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을 때도 있다.

물론 어제까지만 해도 눈뜨면 책상 앞으로 달려가며

즐거워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글쟁이의 삶.

앞으로 행로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어떡할까.

낮의 평온함과 안락함은

칠흑 같은 밤의 왠지 모를 불안함을 모른다.

이제 다시 과부하로 인해 두근거림이 생기지는 않지만

고되게 작업을 한 날에는

밤의 고갈된 체력 앞에 약간은 두려울 때가 있다.


모든 길은 결국 만나니까,

좀 안전하고 쉬운 길을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낮은, 밤의 어떠함을 전혀 모른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그림을 그려보니 알겠다.

나를 움직이는 힘은,, 자신감과 기쁨이다.

2022.11. 나와 너
2023.2. 그때를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