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성실히 다져진 자신감에 대해서
by 그림그리는 닥터희봉 Feb 4. 2023
한 서양의 승려가 오래도록 태국의 숲속에서 수련을 하다 병을 고쳐야 했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이야기, 그리고 그의 사랑과 죽음을 써놓은 책을
며칠간 읽게 됐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I May be worng)"라는 비욘 나티고 린데블라드의 자서전적 이야기이다.
20세에 다국적 기업의 임원이었던 그는 그때 알았나 보다.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여전히 기업은 심리적 압박감을 주면서
'높은 연봉을 줄 테니 너의 평온을 바꾸자!'라고 속삭이는 것을.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12년 째이다.
처음에 내가 이곳에 오고 느낀 것은
"헨델과 그레텔을 집에 못가도록 유인하는 마녀가 만든 과자집" 같은 느낌이 적잖이 있었다.
Man month 라 하여 이 업계에서는 한 사람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나는 이 업계에 합류하고 나서 처음 듣는 이 말이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인간의 가치를 이렇게 숫자 화할 수 있을까?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한 사람을 평가하고 한 사람을 좌절시켰다.
6개월, 매년, 당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세요.
사람이 어떠함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세상으로 보였다.
물론, 지난 시간 이곳에서 주는 급여와 복지로 나 또한 주변에 좋은 것들을
기여할 수 있었다. 그 자체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했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 또한 있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이율배반적인 사람들을 봤어야 했고
무능력하고 나쁜 마음으로 동료와 적당한 관계를 이용하고 이용당하면서 자신은
결코 그 어디에도 가지 않는, 이곳이 천직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비욘의 책을 보니 수련을 하러 태국의 사찰에 들어가서도
사람과의 관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던 것 같고, 그 안에서도 갈등을 아주 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은 도심의 직당생활에서 직면하는 관계와는 다른 모습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인간은 어디를 가나 불필요한 감정과 싸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조물주가 설계해 둔 것 같으니 나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운동장은 바뀌는 게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조건이면 좀 더 자율적인 곳이 인간을 성장시킬 것이다.
사실 비욘의 메시지처럼,
나는 평온할 때에도, 혹독한 때에도
아주 짧은 시간을 빼놓고는
나 혼자, 성실히 다져온 시간들을 보냈다.
그래서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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