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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혐오

기술이 선진국이라고 사람의 문화가 선진국인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혐오에 대해서 연구하기도 하지만

가끔씩 여행길에 마주한 혐오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한번은 공항이었다.

부모, 그 윗세대 모두 무례하고 무식한 냄새를 굳이 풍기는 것이다.

아이가 막무가내로 돌진해 넘어졌는데 아이를 피해 지나가던 내 탓을 하였다.

온 가족이 한 아이를 오냐오냐 키우는 것 같은데 저런 사람들과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지나가다 몸짓을 만들어 바람이라도 일으켰으니 사과라도 했어야 했을까?

어줍짢게 돈좀 있어 허세부리려는 생각들을 하고 사는 것 같아서

그런 사람들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

그래도 피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이런 일을 마주하니 적잖게 불쾌했다.

오늘은 오전에 해변 드라이브를 하다 카페에 들렀다.

한국 사람들은 자리에 둔 핸드폰이나 노트북은 손을 안대지만

전망 좋은 자리만큼은 먼저 온 손님이 자리를 뜨자마자 메뚜기를 뛴다고 한다.

막돼먹은 커플과 우리의 거리는 멀었지만,


내가 자리를 앉으려는 순간 반대편에 앉아있던 남자가 뻔뻔스럽게 자기의 쟁반을 내밀고 나를 쳐다봤다.

이 정도면 저 사람들이 왜 저 좋은 바다를 보고 싶은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이리도 어렵다니.

사는게 가끔은 너무 지친다.

어쩔수 없이 내가 하수기를 자처한다.


내가 잘살고 누리는 것보다 어떤 태도의 사람인지가 행복을 결정한다고 믿고 살지만


음식물을 아무데서나 입에넣고 쩝쩝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어쩔 수 없이 나도 괴로워진다.


인간존엄을 지키고싶은 이들은

타인과의 거리를 위해 돈을 벌고,

세상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도

더 누리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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