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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떠나야한다는 강박

낯선 곳을 찾는 이유와 버림

이상한 일이다.

그 간의 우리의 제주 여행은 항상 130% 만족감이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갔던 여행은 제외다. 여행의 느낌이란 장소와 메이트가 당연히 중요하니까.

그런데 이번엔 "에잉? 더 재밌었는데 이상하다" 하는 쪽에 가까웠다.


지금  집과 일상의 소중함

기존의 취향이라 생각되는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라도 한 것일까?

내 모든 기운을 빼앗는 것 같은 중간에 거친 숙소 때문일까?


집안에 들어온 순간

"이 향기는 뭐지" 하면서 집이 새롭고 신기한 기분이다.

전구색의 따뜻한 조명마음에 안정을 준다.

어쨌거나 평소 희희낙락하는 희봉으로는 이번 여행은 80점이다.


샤를 보들레르(여행)말했듯 일상에서 뭐든 간에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폭발하기 직전 박차고 여행에 나서나보다.


어쨌든, 여행을 통해 몇 가지 인간사에 필요한 스킬생각하게 됐다.


세상 무례한 이들은 미리 알아채고 피하는 일이다. 물론 나는 눈치가 없기는 하다.

일상에선 대체로 막돼먹은 사람을 쉽게 만나지는 않지만,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만날 땐 앞으론 이런 생각을 해봐야겠다.


첫째, 대우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이 해줄 때 그대로 돌려주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먼저 상대방을 예의껏 대우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만약 이런 사람이다 싶으면, 눈치껏 그 사람이 원하는 대우를 해주면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직장 상사나 동료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수긍해주다 보면, 그것이 자기의 당연한 권리인 줄 아는 무리가 있다. 스트레스 상황이다 싶을 때는 좀 더 주도면밀하게 상대방에게 따지는 것도 방법이다.


인간세상을 옳고 그름으로만 보고 답답해하지 말자.

@ 녹차밭, 오설록이 지겨울 땐 오늘은 녹차 한잔
@족욕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단체 관람 코스에 있나 보다

예전에는 오설록에 가서 차를 마시고, 녹차 제품을 사고 티뮤지엄에 가서 다도 체험을 하며 즐거워했는데, 매장의 닳은 컵들처럼 내 마음도 그곳에 대한 감흥을 잃었던 것일까.


여행에서 모두 새로운 장소만 가면 과부하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는 새로운 장소를 찾는 것이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여행지에 가서는 짐을 가볍게 하려고 종종 "이 번만 입고 버리자"하는 옷이나 신발을 가져간다.

지난번엔 나이키 샌들을, 이번엔 티셔츠 두 장, 편하게 신었던 스니커즈를 챙겼다.

티셔츠 한 장은 그냥 들고 왔지만 나머지는 두고 왔다.

좀 아쉽긴 하지만, 버리고 온다.

그러면 가방의 빈 공간에 새로운 것들을 채울 수 있고 상대방의 짐도 담아줄 수 있다


또한 나에게 있는 낡은 습관들

성냄이나 섣부름도

그렇게 하나씩 둘씩 버리고 오겠다는 의지의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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