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으로부터 가장 듣고 짜증 나는 말은 '파이팅'이다. 이 말 만큼은 관심도 격려도 아니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냥 영혼 없는 답문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갑자기 확 짜증이 솟구쳐 오르는 말이 되기 십상이다.
'힘이 나야 힘을 내지', '너나 니. 일에. 파이팅해라' 하고 답을 보내고 싶어 질 지도 모른다.
반대로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그런 말을 타이핑 했다면, 전송이 되기 전에 서둘러 지운다.
그것이 혹시라도 상대방의 처지에서는 보내는 이의 의도와 다르게 감정적 소모가 된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이다. '파이팅'과 '힘내요'는 그냥 출전하는 선수에게나 시합 직전에 보내는 응원 정도로 쓰는 게 좋겠다.
일상에서 지친 우리에게 그 일상의 일은 별로, 그다지 힘내고 싶은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말주변이 없거나 재치가 없어서 이런 말들을 하는 어르신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듣기 좋은 다른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 2020년 여수의 바다와 고깃배 _한 해를 보내면서 며칠 간은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어촌에 머물고 싶어진다.
그냥, 좋아요! 가 백번 낫더라
"아니 그럼, 뭐라고 해? 특별히 할 말이 없잖아. 힘들다는데, '더 힘들어라 해?'"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도 그렇고 누구라도 사람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쌍둥이 둘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는 동생의 생일이었다. 간단히 생일 축하와 안부를 전하면서 돌아온 말은 '2020년은 한 것 없이 그냥 가버리네요.'라고 허탈감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 친구는 남편의 직장이 싱가포르로 결정되면서 따라나섰지만, 작년부터는 다국적 기업에 입사해서 한 참 일하고 있다. 그래서 "아니지, 올해 싱가포르에서 직장 생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한 해였지!"라고 응해주게 됐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영어에 자신 있는 친구는 아니었다) 업무를 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냥 그 유지한 생활 자체로 충분히 좋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생은 금세 "아, 역시 언니는 힘을 주시네요"라고 반응했다.
우리는 내가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 칭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대단할 정도이다.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과 함께 넘어야 할 산도 한 두 개가 아닌데 어찌어찌 다 넘어온 것이니 사실 지금까지 살아온 것 자체가 훌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