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즈음하여
2020년, 가족을 넘은 위로와 사랑을 할 때
by
그림그리는 닥터희봉
Dec 25. 2020
응답하라 1988
골목에서 터져 나오는 이웃사촌의 情이 그립다
.
"어떻게 응답하라 1988을 모를 수 있지?"
나에게 친구와도 같은 지도교수님은
한 참을
갸우뚱하셨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
긴 하지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말 몰랐다. 응답하라 1994는 두어 번 봤고 1997은 알았지만, 1988이 있는지는 최근에서야 알게 됐고, 재택 덕분에 일과를 일찍 마치고 챙겨보게 됐다. 혜리와 박보검이 왜 유명해졌는지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하루에 한 편씩, 많게는 두 편씩 남편 방에서 마음의 빗장을 풀어헤치고 보게 됐다. 응답하라 1998은 199
4에 비해서 당시 사회적 사건이나 문제의식 측면은 다소 약하지만 이웃 간의 사랑을 따뜻하게 다뤘다.
많은 이들이 사회가 발전하고 물질이 풍족해지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후 30년도 넘게 지난 2020년
, 경쟁이 치열해진 탓일까. 우리는 팔 안에 가족에게는 따뜻해도 '남'이라고 생각되는 타인들에게는 참으로 차가워졌다.
예전에는 아파트 생활에서도 엘레베이터가 이웃 간 짧은 인사를 나누는 공간이었지만, 2020년 신축 아파트
에서는 사람들은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다.( 2011년 IT 회사에서도 이런 현상에 놀래긴 했지만)
1988의 배경인 도봉구 쌍문동 골목은 그야말로 가난한 곳이다. 너도 가난하고 나도 가난해서인지 사람들은 더 가난하고 안된 서로를 챙긴다.
이웃끼리 매 끼마다 음식을 나눠먹고, 돈을 빌려주기도 하는 모습, 동네 막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기려고 반상회를 하는 모습은 너무나 따뜻하지만, 요새 세상에는 찾아볼 수 없는 일들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각박하게 했을까. 누구는 개인화 사회가 그렇다고 하고, 세상이 달라졌으니 당연하다고 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풍족하다고 사랑이 넘치진 않는다. 최소한 사회적으로
는 풍요가 행복을 보장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웃사촌을 잃어버린, 친구마저 나의 행복을 가늠하는 대상이 돼버린 세상은 안타깝다.
아낌없이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irstmas!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그래야만 하는, 그랬으면 하는 크리스마스는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의 귀에 익은 캐럴처럼
죄악에 빠진 인류가 그 죄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됨으로써
신의 아들이 그들을 구원하러 인간의 모습으로 찾아온 날이다.
오늘날 성탄절의 의미가 상업적으로 세상적으로 퇴색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신은 인류가 행복하기를 원하고 이때 만이라도 서로를 포용하고 사랑하기를 원해서인지
아직도 이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2020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끼리끼리만 하지 말고, 따뜻한 관심을
내 팔 밖으로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지구가 더 추워지기 전에 말이다.
@ Dec. 24, 2020
평소와 다른 그림 스타일이다. 그림도구를 선물해준 조카를 위해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서둘러 그려냈다.
keyword
크리스마스
사랑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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