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수프 만들기
2025년 5월 15일!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던지!
그러나 여정은, 어느 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인생만큼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소중할수록, 얼마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생이란 맛있는 수프를 만들려면
정성, 열정, 그리고 인내도 한 스푼이 필요했다.
이렇게 한 달을 수프를 끓여내고 있다보니
어느덧 6월도 어느덧 하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손꼽아 기다린 사람들과의 시간도
인생에서 반드시 엮고 가야 할 시간도
눈앞! 바로에 있다.
이 소중한 순간을 손안에 가득 들고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처럼은 하지 말자.
이제는 어느 정도는 과욕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내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겠다는 것 역시 욕심인 것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대로 하기에도 벅차다는 것을 인정하는 하루하루다. 남부끄럽지 않게 하는 것도 욕심이다.
제주에서 아침은 늘 깊은 바다가 부르는 묵직항 파도 소리와 시작돼 좋다. 사실 이번엔 곯아 떨어져서 파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가득 내 주변에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럼에도 내 마음과 육체가 피로해져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나를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제주의 길에는 생각지도 않게 수국이 꽃다발로 놓여있었다.엄마에게 수국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흐뭇한 순간이다. 함께해도 다 같이 동시에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한다. 인생이 늘 기쁘고 평탄하지만은 않듯이 우리의 마음도 왔다 갔다 하니까.
공식 일정이 끝나고, 다른 버전이 시작됐다. 태국에서 오자마자 보라카이로 출발했던가? 그래도 그때에 비해 조금 수월한지도 모르겠다. 쓰러지기 직전에 수영복을 갈아입고, pool에 동원됐다. 사실은 앞일정을 마치고 로비에서 짐을 열어 수영복을 부랴부랴 꺼내게 됐다. 이런!!
어쨌든 우리 셋만 있던 시간이다. 재작년 허리수술을 한 엄마는 아껴둔 접영 실력을 보여주신다. 조카에게 할머니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고 싶으신가 보다.
그날의 수영장은 평온했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가드 아저씨는 우리 세 사람을 흐뭇하기 바라보셨다. 내가 하는 수 없이 끌려온 것을 아셨을까? 아마 소싯적에 선수 시절을 걸어오신 분이시리라. 두 사람의 수영 실력과 나의 개구리 헤엄을 평가하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쁜 풍경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