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숲속 저널

8월, 상상하던 하늘과 일상

또 오겠지

여름이 고비를 넘겨서일까 절기는 파아란 하늘을 보인다. 한 동안 주말이면 궂은 날씨가 연일 이어졌던 것 같은데, 요즘의 하늘은 어찌나 이쁜지.

광복절을 맞이해 9월로 접어드는 이 순간 잠깐 한숨을 돌리는 것일까.

올해는 뭐든지 조금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꽤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기다리던 VVIP도 왔지만, 마음만큼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다.


"몸만 고생했네"

언니의 이 말이 어떤 위로가 됐다면 왜일까. 온 김에 피검사를 하고 가라고 하신다.

"간, 콩팥, 혈액,,, 다 좋습니다. mental만 잘 잡고 가면 되겠어요".

그래요 언니, 우리 같이 좀 더 이 시간을 이겨내 봐요.


작년에는 엄마의 선물로 신혼 때 쓰던 냉장고를 반 강제로 바꾸게 되었고(냉장고 오래 쓰는 거 아니라 하신다;)

올해는 역시 엄마의 선물과 동생의 권유로 식탁을 바꾸게 되었다.

짙은 나무 바닥에 우리 집 원목 식탁이 너무 어둡다고 했다.

요새는 포쉐린 상판이 유행이라고 한다. 열 전도가 잘 안되고, 얼룩도 지지 않는다며 가구점 매니저가 말해왔다. 암튼.

"넌 오늘 식탁을 사가야 하지?" 그렇다. 나는 마음먹으면 바로 해내야 하는 사람인데, 식탁에 여러 번 고민을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신혼 때 샀던 대표 가구 하나가 또 바뀌게 됐다.


생각해 보니 정말 바꿔야 할 건 못내 못 바꾼 것 같아 아쉽지만, 그대로 뭔가 달라진 게 있을 것이다.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내 글은 더 짜임새가 있어졌고, 나는 이제 두려운 자리가 하나 더 없어졌으며,

그래도 해야 한다면, 해볼 수도 있는, 그런 내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음번엔 더 사랑하고, 더 친절하고 싶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행세포도 다시 살아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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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집은 이상하게 잠이 잘 온다.

제주에서 쓰던 침대를 두어서 그런 것일까?

이상한 일이다.

어딜 가든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도, 이상하게 그곳에 가면, 그래도 조금은 멈출 수 있는 것만 같다.


내가 일중독이 아니라, 그분들이 모두 다 같이 달려서, 경쟁심이라기보다는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달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좀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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