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어떤 기분일까.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3학년부터는 한국의 경쟁에 던져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감정이 어떤 것인지 잘은 모르겠다. 특히 정치, 경제, 역사 등에서 주변 국가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기 일에만 턱 하니 집중할 수 있는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 안된다.
비단 한국인지 미국인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지나친 경쟁 속에서 사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보통 같은 노력을 했을 때 모두가 재능과 노력이 비슷해 노력 대비 결과가 미진한 경우가 있다.
마치 여학생들로만 이뤄진 고3 이과반의 석차 같은 것이라고 하면 대충 상상이 되려나... 기회와 파이가 정해진 경우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위의 선배는 그래서 한국을 떠났다. 미국에서는 한국에서의 같은 노력으로 더 잘될 수 있을 테고, 자신은 한국에서 "너희 같은 애들과 겨뤄서 이길 자신이 없다"라고 했다. 결과가 뻔하다는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부터 인생에서 효율성을 생각하게 됐다. 같은 힘을 가했을 때 훨씬 더 잘 나가는 엔진을 가진 고성능 차를 타야겠다 생각하게 된 것이다. 늦게라도 그것을 깨닫고 그나마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을 택하게 됐다.
금수저와 흙수저가 부모의 사회적 기반을 버팀목 삼을 수 있거나 없는 것, 혹은 인생의 시작점이 다른, 뭐 그런 관점에서는, 경쟁까지 치열한 이 사회는 참으로 피로도가 높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국가나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일 뿐이다. 그건 누가 책임질 일도 아니지 않을까.
내가 한국 사람인 것, 누구의 자녀인 것, 이 모든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결과에서 조금은 수정해볼 수 있다. 저 선배처럼 준비해서 미국으로 가서 기반을 잡고 산다거나 도시에 살지 말고 지방에서 산다거나 등등. 약간의 시도를 통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면 좀 편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참 편리한 한국이지만, 지난친 경쟁사회에서 숨이 턱턱 막힐 무렵 코로나로 세상이 반쯤은 정지돼 한편으로 다행인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