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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확실한 계획

늦기 전에 같이 해볼일

새 해가 되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부담스러운 마음만 백배였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연말연시 짧든 길든 쉬면서 가족들과 새 해를 준비한다는데 우리는 그나마 하루 있는 신정이 토요일이고 나니 참으로 부담럽다.

그래도 가는 시간은 별 수 없다.

다행히 2022년을 막상 시작하고 나니 그래 어디 한 번 붙어보자. 하는 갑작스러운 투지가 생긴다.

올 해는 그간 미뤄온 세 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째는 연구자로서 확실한 건강과 체력을 갖기 위한 체중감량이다.

근래 매년 목표 비슷한 의지를 세워보기는 했지만, 실제 아무런 진척이 없었던 항목이다.

도대체 언젠가부터 몸무게가 확 달라졌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매년 모아둔 건강검진 결과를 살펴보게 됐다. 2014년부터 매년 1kg씩 차근차근 늘어간 체중이 총 5킬로에 달했다. 길어진 가방끈만큼이나 나의 체중도 나이에 걸맞게 나잇살이 찐 것이다.

나잇살이라는 것은 보통 일 년에 1kg 정도 찐다고 하니, 나의 경우는 소위 '빼박' 나잇 살인 것이다.


1. 평일 16:8 간헐적 단식을 시행해봐야겠다.

나는 다이어트 계획을 꾸준히 이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넘치는 긍정적인 에너지 탓을 하며 나름의 건강식으로 수시로 간식을 먹는 사람이다. 그래서 간식을 끊고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간헐적 단식에 뛰어들기로 했다. 허기질 땐 라테류가 아닌 아메리카노를 마시기로 했다. 카푸치노는 라테랑 다르다며, 근 20년 간 자기 합리화를 해왔는데 이제는 달라져야겠다.


2. 90분 유산소 운동, 30분 근력 운동

어지간해서는 걷기로 만 보 찍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만 오천 보를 목표로 했다.

심리학에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청하기 위해서 '문지방 넘기'라는 기법이 있다.

30분 근력운동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1시간 뒤에 7분 아령, 13분 하체 운동 10분 복근 운동을 하기로 했다. 그냥 30분 근력 운동을 하라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조금씩 운동 종류를 분할해 보았다.


둘째는 인생의 3라운드로 진입하는 터닝포인트 마련하기이다.

추상적으로 말했지만,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는 일이다.

딱히 뭐가 되는 것이 중요치 않다는 생각에 이래도 저래도 내 할 일만 하면 그만 이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할 일을 더 잘하고 집중하기 위한 환경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은 내가 꼭 해야 할 일이다.

"이 박사는 간절하지 않은 거 아니야?"

연말에 내가 들었던 말 중에 도전이 되면서도, 내 상태를 잘 반영한 말이다.

믿음 생활을 하면, 상황에 연연해하지 않는 태도가 인생이 될 때가 있다. 그 태도를 이제는 좀 바꿔보아야지.

@ 안산 시화호 근처 습지 공원, 안산이라는 지역은 "안 산다 안 산다 하면서 사는 곳"이었다는데 이렇게 이쁜 습지가 있다.

셋째는 연구자로서 기본 다지기이다.

어설픈 연구를 너무 많이 했다.

연구자로서 한 해 두 해 흘러가는 시간을 비슷한 수준에서 허송세월 할 게 아니라, 맥을 잡는 바로 나이테를 확실히 새겨 넣는 연구를 하자.

그리고 헌법에 대한 기초 공부를 꼬박꼬박 하자.

다른 것은 몰라도 매일 똑같이 완수하는 것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다 보니, 역시나 인생의 기본기 다지기가 주제인 것 같다.

설렁설렁해서 사상누각하지 말고

아직 젊은 오늘이 주어질 때 확실히 다져야지

@ 이른 새벽에 눈이 떠져서 '쓱' 그려본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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